오른 팔뚝에 아내 박영숙과 아들, 딸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새기고 달려온 패밀리맨, 닥공 이상수. 사진제공=고 안성호 월간탁구 기자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17년간의 뜨거운 헌신 마무리… 은퇴 후 코치로 새 출발!'
삼성생명 탁구단이 5일 이상수(35·삼성생명·세계랭킹 19위)의 은퇴식을 진행한다. 이날 행사에는 팀 동료들과 이철승 감독, 채윤석 감독 등 삼성생명 코칭스태프 , 구단 관계자들이 참석해 오랜 기간 팀을 위해 헌신한 이상수의 선수로서의 마지막 시간을 함께 한다.
사진제공=고 안성호 월간탁구 기자
이상수는 2009년 입단 이후 17년간 줄곧 삼성생명에서만 활약한 원클럽맨이자 탁구계의 맏형이다. 1990년생으로 2012년 런던올림픽 단체전 은메달 선배(오상은, 주세혁, 유승민)의 은퇴 이후 10년 넘게 대한민국 톱랭커로 활약해온 에이스 중의 에이스다. '닥공'으로 회자되는 강력한 포어드라이브, 강인한 체력과 포기를 모르는 멘탈, 철저한 자기관리를 바탕으로 제대로 들어맞는 날이면 중국 톱랭커 판젠동, 마롱도 돌려세울 만큼 가공할 위력을 지녔다. 은퇴 직전까지 메이저 국제대회 단식 4강권을 유지하며 마지막을 '세계 19위'로 장식하는 눈부신 프로페셔널리즘을 보여줬다.
삼성생명은 "이상수는 2010년대 한국탁구를 대표하는 간판스타이자 한국탁구의 상징적 존재로 강한 투지와 팀 플레이를 우선하는 정신, 묵묵한 리더십으로 선수단과 팬들의 두터운 신뢰를 받아왔다"고 언급했다.
이상수는 2009년 첫 태극마크를 단 뒤 국제탁구연맹(ITTF) 주관대회에서 통산 652승 372패를 기록했다. 세계선수권에서 2013년 파리대회 아내가 된 왼손 에이스 박영숙과 함께한 혼합복식 은메달, 2017년 뒤셀도르프 대회 남자단식 동메달을 포함해 은메달 1개 동메달 7개를 목에 걸었다. 아시안게임에선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하는 등 메이저 대회에서 대한민국 탁구의 간판스타, 가장 오래 가장 잘한 선수로 기록됐다. 이상수는 지난해 종합선수권 남자단식 우승 직후 올해 국가대표 자동선발권을 일찌감치 획득했었으나 후배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했고, 올해 개인 자격으로 출전한 WTT 대회에서 잇달아 결승, 4강, 8강 무대에 오르며 마지막까지 최고의 실력으로 후배들에게 큰 영감과 교훈을 남겼다. 이상수는 지난 4월 인천서 열린 WTT챔피언스에서 펠릭스 르브렁(프랑스), 린가오위안(중국), 린윤주(대만)를 줄줄이 돌려세우며 한국선수 최초의 챔피언스 준우승 역사를 쓰더니 6개월 만인 지난 10월 WTT 챔피언스 몽펠리에에서 또다시 8강, 프랑크푸르트에서 4강에 오르며 눈부신 '라스트 댄스'를 선보였다. 후배들을 능가하는, 녹슬지 않은 실력, 내년 챔피언스 시리즈에도 충분히 초청받을 수 있는 랭킹이 아까운 상황, 은퇴를 만류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이상수는 예정대로 인생 2막을 결심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이상수 선수는 삼성생명의 역사 그 자체"라며 "오랜 세월 팀에 남긴 공헌과 헌신에 깊이 감사드린다. 새로운 역할에서도 큰 활약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상수 선수는 이번 은퇴식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향후 삼성생명 여자탁구단 코치로서 인생 2막,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할 예정이다. 내년 나고야·아이치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급성장중인 '괴물 에이스' 주천희에게 '백전노장 닥공' 선배 이상수 코치가 미칠 영향이 기대를 모은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