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근소한 차이 3초차 은메달의 아쉬움이 클 법도 하건만 스마일리 김윤지는 숫자 2와 V자를 동시에 상징하는 포즈로 환한 미소와 함께 결승선을 통과했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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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티나(이탈리아)=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괴력의 스마일리' 김윤지(20·BDH파라스·한체대)가 또 하나의 위대한 역사를 썼다. 대한민국 동계 패럴림픽 사상 첫 여성 멀티 메달리스트의 탄생이다.
김윤지는 10일(한국시각) 이탈리아 테세로 크로스컨트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여자 스프린트 좌식 결선에서 3분10초1의 기록으로 전체 8명의 선수 중 2위에 올랐다. 옥사나 마스터스가 3분07초1로 금메달, 중국의 왕시유가 3분17초9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가져갔다. 김윤지는 단 3초 차로 금메달을 놓쳤지만 지난 8일 바이애슬론 12.5㎞에서 1992년 알베르빌 대회 이후 여성 개인종목 선수 최초의 패럴림픽 메달, 바이애슬론 종목 최초의 메달을 획득한 지 불과 이틀 만인 이날 주종목 크로스컨트리에서 사상 첫 메달과 함께 두 번째 포디움에 오르는 역사를 썼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크로스컨트리 스프린트는 하루에 예선, 준결선, 결선 3경기를 치러 순위를 가린다. 이날 예선 2위로 12명이 겨루는 준결선에 오른 김윤지는 준결선에서 3분01초1의 가장 빠른 기록으로 6명이 겨루는 결선행에 성공했다. 거침없는 스트로크가 압권이었다.
결선 무대 패럴림픽 메달 20개의 '37세 리빙 레전드' 옥사나 마스터스(미국), 바이애슬론 은, 동메달를 휩쓴 안야 비커(독일)와의 진검승부가 시작됐다. 압도적 질주, 선두를 달리며 마스터스와 경쟁했으나 '백전노장' 마스터스가 마지막 오르막에서 더 노련했다. 3초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너무 근소한 차이라 아쉬움이 컸지만 김윤지는 숫자 2와 V자를 동시에 상징하는 포즈로 환한 미소와 함께 결승선을 통과했다. 크로스컨트리 첫 경기를 빛나는 은메달로 장식하며 2018년 평창 대회 신의현의 크로스컨트리 금메달, 동메달 이후 두 번째 멀티 메달, 여성 첫 멀티 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윤지 할머니, 부모님, 남동생이 테세로 현지에서 열혈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김윤지의 바이애슬론 첫 금메달 직후 정진완 대한체육회장, 배동현 대한장애인노르딕연맹 회장(BDH재단 이사장, BDH파라스 구단주)은 "이제 시작"이라고 입을 모았다. 주행과 사격을 함께 잘해야 하는 바이애슬론에서 미친 주행 스퍼트로 사격의 실수를 만회하는 괴력을 증명했던 터. 7.5㎞ 첫 경기에선 첫 사격 5발 중 4발을 놓치고 최하위로 처지고도 4위로 따라잡는 괴력을 보여줬고, 12.5㎞ 금메달 직후 메달색을 다퉜던 '독일 베테랑' 안야 비커는 "김윤지 선수는 평지 구간에서 정말, 정말 강력하다. 내가 그녀를 따라잡을 기회조차 없었다"고 인정했었다.
웃는 얼굴의 승부사, '스마일리'김윤지가 이탈리아 설원에서 또 하나의 메달을 획득했다. 동계패럴림픽 불모지' 대한민국에서 여성 선수 첫 금메달에 안주하지 않았다. 3경기에서 '금1 은1'을 목에 걸었다. '스마일 몬스터' 김윤지에겐 아직 3경기(11일 크로스컨트리 10㎞ 인터벌, 13일 바이애슬론 스프린트 추적, 크로스컨트리 20㎞ 인터벌)가 더 남았다. 전경기 포디움을 기대하기 충분한 경기력이다. 바야흐로 김윤지의 시대다. 코르티나(이탈리아)=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