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사태가 배구계를 강타한 지도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7일 첫 소식이 전해진 뒤 배구계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첫 소식 후 일주일간 프로배구계의 상황 변화를 되짚었다.
V-리그를 관리하고 있는 한국배구연맹(KOVO)의 충격이 가장 컸다. 당초 KOVO는 수사를 맡고 있는 대구지검의 요청에 따라 출입기자단에게 엠바고(보도 유예)를 요청했다. 대구지검은 전주(불법도박사이트에 돈을 대는 인물) 등 승부조작의 몸통을 잡으려 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이 엠바고를 깨면서 사건이 불거져 나오며 기사가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뒷통수를 맞은 KOVO는 긴급 언론 브리핑 등 상황 수습에 나섰다. 뒷수습은 쉽지 않았다. 대구지검으로부터 정보를 받는 데 한계가 있었다. 검찰과의 비공식 정보 창구가 없어 언론보다 한 발 늦었다. 여기저기서 터지는 언론 보도를 따라가는데 급급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대응 속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실무자선에서 지난해 승부조작으로 홍역을 겪었던 K-리그의 도움도 얻었다. 10일 사무국장 회의에 이어 11일 긴급 이사회를 통해 향후 방안을 논의했다.13일에는 상벌위원회를 열어 가담 선수를 영구제명하는 등 행동에 나섰다. 경기 시작전 팬들 앞에서 승부조작 관련 사과를 하게 하는 등 대처하고 있다.
각 구단들은 여전히 전전긍긍하고 있다.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선수들을 상대로 특별 면담을 하는 등 강력한 내부 조사에 들어갔다. 특히 이미 조사를 받고 있는 선수들과 함께 상무에서 뛴 선수들을 특별관리하고 있다. 홍정표 최귀동 외에는 승부조작 가담 사실을 밝힌 선수가 아직까지 없다. 특별 면담 이외 강제적인 조사권이 없는 구단으로서는 선수들을 믿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경기를 앞두고 숙소에서 체포된 임시형 박준범의 경우가 있어 안심할 수 없다. 구단 관계자들은 "검찰 조사 결과 체포되는 선수들이 나올까 걱정이다. 선수들을 믿지만 안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전긍긍하는 KOVO, 구단과 달리 팬들은 배구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승부조작이 터진 뒤 각 배구 팬사이트에서는 선수들과 구단, KOVO를 상대로 비판 의견이 쏟아졌다. 하지만 배구장을 향하는 발걸음은 줄어들지 않았다. 특히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라이벌전이 펼쳐진 12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는 6485명이 입장했다. 지난해 12월 25일 KEPCO-삼성화재(남자부), 현대건설-KGC인삼공사(여자부, 이상 수원실내체육관)전에서 기록된 6328명의 종전 기록을 넘어서며 올 시즌 최다관중 기록을 새로 썼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