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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는 부족했다. 시간 여유가 거의 없었다. 선수 구성도 풍족하지 않다. 온갖 악재 속이다. 하지만 선수들의 눈은 달랐다. '올 시즌 한번 제대로 사고치겠다'는 눈빛이었다. 올 시즌부터 V-리그에 참여하는 신생팀 '러시앤캐시 베스피드'. 돌풍을 예고하고 있는 말벌군단을 만났다
'맨땅에 헤딩'이었다. 선수가 없었다. 곽노식 전 단장와 김세진 감독만 있었다. 한달간 구단 사무국을 만들었다. 6월 석진욱 코치를 데려왔다. 6월14일 기존 6개구단에서 비보호 선수 6명을 데려왔다. 당일 마감 시한을 4시간이나 넘기면서 장고를 거듭했다. 상무에 있는 한상길을 포함해 강영준 김홍정 김천재 김강선 조국기 등 20대초중반의 젊은 선수들을 불렀다. 지명하자마자 바로 이들을 모았다. 내년 4월 전역 예정인 한상기를 제외한 5명이 모였다. 초미니 선수단을 가지고 훈련을 시작했다.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다. 경기를 할 수도 없었다. 체력 훈련 위주로 시간을 보냈다.
고전을 피할 수 없다. 그렇다고 프로의 세계에서는 포기란 있을 수 없다. 러시앤캐시는 선택과 집중을 들고 나섰다. 일단 2라운드까지 12경기는 투자의 시간이다. 실전을 통해 조직력을 가다듬고 가능성을 경기력으로 바꾸기로 했다. 다행스럽게도 러시앤캐시의 선수 구성은 나쁘지 않다. 특히 레프트 천국이다. 국가대표 송명근을 비롯해 경기대 3총사 멤버 송희채에 성균관대의 주포 심경섭이 있다. 강영준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신인 조민수도 탄력이 넘친다.
세터 이민규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이미 대학무대는 평정했다. 국가대표팀 승선을 통해 시야를 넓혔다. 박기원 국가대표팀 감독도 이민규에 대해 "발전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선수들과의 손만 맞아간다면 심도 높은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다. 관건은 외국인 선수다. 헝가리 국가대표인 바로티의 운동능력은 나쁘지 않다. 다만 경험이 부족한 것이 흠이다.
김 감독은 이들 선수단을 하나로 만들 접착제로 '큰형 리더십'을 주창하고 있다. 훈련 기간 내내 선수들에게 "후회없는 경기를 하자. 날개는 내가 달아주겠다. 나를 믿고 한 번 사고 쳐보자"고 주문했다. 미리 합류한 기존 구단 비보호 선수들에게도 "너희의 실력은 충분하다. 이 팀에서 자존심을 한껏 세워보자. 뒤는 내가 맡을테니 걱정하지 마라"고 했다. 구단 역시 날개를 달아줄 충분한 준비가 돼있다. 구단주인 최 윤 회장은 그 누구보다 배구에 대한 관심이 크다. 일본 나고야 전지훈련 때도 김 감독과 늘 통화하며 팀을 챙겼다. 최 회장의 관심과 통큰 지원은 러시앤캐시의 가장 큰 힘이기도 하다.
러시앤캐시의 반격은 3라운드부터다. 6개팀을 한번씩은 이겨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김 감독은 "30경기 가운데 10%인 3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다. 하지만 배구는 알 수 없다. 우리가 그린 로드맵대로 흘러간다면 더 큰 일도 할 수 있다. 모든 팀을 한번씩 이긴다면 목표 초과달성이다"고 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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