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선덜랜드에 '신의 한 수'가 된 포지션 변경

기사입력 2014-01-13 07:29


사진출처=선덜랜드 홈페이지

거스 포옛 선덜랜드 감독과 기성용(25)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신의 한 수'는 기성용의 포지션 변경이었다. 기성용이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변경한 이후 득점에 눈을 떴다. 풀럼전(12일)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진출이후 처음으로 멀티 공격포인트(1골-1도움)을 기록한 원동력이다.

기성용은 이날 4-1-4-1 포메이션에서 최전방 공격수 플레처의 후방에 자리한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됐다. 공격과 수비를 조율하면서도 공격적 역할에 치중했다.

당초 기성용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중용해왔던 포옛 감독은 지난달 15일 웨스트햄전부터 공격력 강화를 위해 그를 전진 배치시켰다. 수비적인 임무는 리 캐터몰이 책임졌다. 웨스트햄전에서 기성용의 공격 능력을 확인한 포옛 감독은 이후 꾸준히 같은 임무를 맡겼다. 중앙 수비수로 기용된 1월 5일 열린 칼라일 유나이티드와의 FA컵 64강전을 제외하고 기성용은 총 8경기에 공격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화끈했다. 12월 18일 첼시와의 캐피탈원컵(리그컵) 8강전에서 연장 후반 13분 역전 결승골로 잉글랜드 무대 데뷔골을 작렬시켰다. 9일 뒤에 열린 에버턴과의 EPL 18라운드에서는 페널티킥 결승골로 EPL 데뷔골마저 성공시켰다. 풀럼전이 정점이었다. EPL 무대에서 처음으로 멀티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기성용은 8경기에서 무려 3골-1도움을 기록하며 선덜랜드 공격의 중심에 섰다.

기록으로도 기성용은 선덜랜드의 '에이스'였다. 경기 분석 사이트인 후스코어드닷컴의 자료에 따르면 기성용은 풀럼전에서 90%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측면 수비수 필 바슬리와 팀내 공동 1위다. 총 볼터치는 54회로 알론소의 63회에 이어 2위, 총 패스 횟수도 40개로 2위에 올랐다. 패스 횟수 1위는 웨스 브라운(42개)이 차지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패스 성공률 1위를 기록했다는 것은 대단한 수치다. 일반적으로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면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격할 때보다 볼을 잡는 기회가 줄어 든다. 또 상대 수비의 압박이 더 심한 공격 진영으로 나가다보면 패스 정확도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패스 성공률 공동 1위를 기록한 바슬리와 볼터치 1위 알론소, 패스 횟수 1위 브라운은 모두 수비수다. 그러나 기성용은 공격진영에서 주로 활동했음에도 여전히 높은 패스 성공률과 많은 볼터치로 팀 승리에 공헌하고 있다. 볼 컨트롤 능력이 워낙 뛰어난데다 넓은 시야에 정확한 패싱력을 갖춘 덕분이다.

상대를 가리지 않는 것이 더 큰 강점이다. 기성용은 8일 열린 리그컵 4강 1차전에서도 각종 부문에서 팀내 상위권을 차지했다. 상대는 강팀인 맨유였다. 기성용의 플레이는 위축되지 않았다.

EPL 최하위로 강등 위기에 몰렸던 선덜랜드도 동반 상승했다. 기성용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8경기에서 선덜랜드는 5승3무1패를 기록했다. FA컵에서는 32강에 진출했고 리그컵 4강 1차전에서도 맨유를 2대1로 격파하며 결승행에 성큼 다가섰다. EPL 강등권 탈출에도 청신호를 켰다. 풀럼전 승리로 크리스탈 팰리스(승점 17·5승2무14패·골득실차 -18)와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차에서 3골 앞서 탈꼴찌에 성공했다. 강등을 피할 수 있는 17위인 웨스트햄(승점 18·4승6무11패)과의 승점차도 1점에 불과하다.


기성용은 이번 골로 선덜랜드 역사의 한 페이지도 장식하게 됐다. 선덜랜드는 구단 공식 트위터를 통해 '기성용의 득점이 선덜랜드의 통산 7000호골로 기록됐다'고 전했다. 선덜랜드는 7000호골 이상을 넣은 EPL 10번째 구단으로 이름을 올렸다.

기성용의 전성시대다. 선덜랜드도 기성용의 활약에 부진을 털고 비상하기 시작했다. 기성용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변신시킨 포옛 감독의 용병술이 '신의 한 수'로 평가 받고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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