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아이돌' 포기하고 얻은 것은

기사입력 2014-03-11 07:27


경남팬들이 경남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제공=경남FC

경남FC 사무국은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10일 성남과의 홈개막전을 앞두고 검증된 '흥행 보증 수표'를 하나 포기했다. 아이돌 가수 초청이었다. 지난 시즌 경남은 부산과의 홈개막전에서 제국의 아이들을 초청했다. 효과는 확실했다. 1만6286명의 관중이 모여들었다. 창원축구센터를 가득 채웠다.

검증된 카드이기에 올 시즌도 초청을 기획했다. 경남으로서는 관중수가 중요했다. 성남과의 경기가 예정된 날 창원에서는 스포츠빅이벤트가 2개나 더 열렸다. K-리그 개막전을 비롯해 창원LG와 부산KT의 프로농구 경기도 열렸다. 이 경기에는 창원LG의 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 여부가 걸려있었다. 마산에서는 롯데와 NC의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열렸다. 스포츠팬들의 분산을 피할 수 없었다.

경남은 몇몇 기획사와 접촉했다. 하지만 초청비용에 대한 간극이 너무 컸다. 인기 그룹의 경우 행사비가 7000만원을 호가했다. B급 그룹들도 5000만원 선이었다. 고민에 빠졌다. 효과에 대해 분석했다. 결론은 '부정적'이었다. 분명 관중 증대 효과는 있었다. 2000~3000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일시적인 관중이었다. 이들 대부분은 아이돌 그룹의 공연 종료와 함께 경기장을 빠져나가곤 한다. 괜히 데려왔다가 후반 경기 시작도 하기전에 사람들이 많이 빠져나가면 분위기도 뒤숭둥해진다. 차라리 그 비용을 향후 마케팅 비용으로 돌리기로 했다. 정공법을 택한 것이다.

경남은 이날 경기를 '할배 더비'로 정하고 게릴라식 홍보에 들어갔다. 창원과 마산, 진해에 있는 식당과 술집 등 500곳에 경기 포스터를 다 붙였다. 창원축구센터가 있는 창원시 성산구 주변 집들을 돌아다니며 경기 전단지를 우편함에 넣었다. 창원 최대의 번화가인 상남동에 6차례 나가 홍보활동을 했다. 선수단도 2차례나 나가 직접 발로 뛰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사무국 직원들이 직접 경남의 주주 3만명에게 전화를 했다. 개막전에 꼭 오라고 신신당부했다. 안받으면 받을때까지 번호를 눌렀다. 문자를 남기기도 했다. 10여명의 직원이 일주일동안 매달렸다.

결과는 선방이었다. 이날 관중은 1만943명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는 6000여명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농구장 8734명, 야구장 7500명보다 더 많이 들어왔다. 경남 관계자는 "아이돌을 데려와 반짝 관중을 만드는 것은 어쩌면 쉬운 일이다. 우리는 어려운 길을 택했다. 꾸준히 올 수 있는 관중 1만명을 확보했다. 또 밀착 마케팅을 벌이면 통한다는 자신감도 얻었다"고 웃음지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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