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손해보험은 2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현대캐피탈과의 2014~2015시즌 NH농협 V리그 3라운드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대2(34-32, 21-25, 24-26, 25-17, 16-14)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LIG손보는 2005년 3월 29일 천안에서 펼친 첫 대결 0대3 완패 이후 천안 원정 26연패 사슬을 끊었다.
이날 LIG손보 선수들의 마음가짐부터 달랐다. 배구단 이름이 바뀌기 전 마지막 천안 원정 경기였다. LIG손보는 24일 금융위원회 심의가 통과되면, KB금융지주에 인수된다. LIG손보 관계자는 "문용관 감독부터 선수들은 LIG손보의 마지막 자존심을 걸고 천안 원정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승리의 절실함은 코트에서 드러났다. 집중력이 이전 경기와 달랐다. 강했다. 세 차례 듀스 접전 중 두 차례 듀스를 따낸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문 감독도 "우리가 듀스에서 진 경우가 많았다. 2%도 아닌 정말 근소하게 부족해서 졌다. 이유를 찾아보니 부담감이더라. 선수들, 특히 신예들은 20점을 넘으면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런 면에서 1세트를 36-34로 이긴 것이 큰 요인이었다. 3세트를 듀스 끝에 내줬지만 마지막 5세트에서도 듀스 경기를 잡은 것이 앞으로 좋은 영향을 끼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즌 듀스 접전이 벌어진 세트에서 번번이 무릎을 꿇었던 LIG손보는 이날 세 차례 듀스에서 두 차례 승리, 연패 탈출 드라마를 일궈냈다.
변수도 극복했다. 18-14로 앞선 4세트에 주전 센터 하현용이 발목을 접질리는 부상으로 코트를 빠져나갔다. 공백은 수련생 출신 센터 이수황이 메웠다. 2012~2013시즌 수련선수로 LIG손보 유니폼을 입은 이수황은 5세트 승리의 드라마를 완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3-5로 뒤지던 상황에서 현대캐피탈 주포 문성민과 케빈의 스파이크를 막아내며 팀 승리에 견인했다.
수비형 레프트 김진만의 활약도 돋보였다. 김진만은 이날 리베로 부용찬과 함께 안정된 서브 리시브로 안정된 조직력의 초석이 됐다. 특히 13-14로 세트포인트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원맨쇼'를 펼쳤다. 케빈의 백어택을 블로킹으로 잡아내 승부를 듀스로 몰고간 뒤 오픈 공격을 성공해 팀 승리를 이끌었다.
모든 선수들은 코트에서 하나가 됐다. 올 시즌 타구단 외국인 공격수보다 결정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에드가는 55.55%의 높은 공격 성공률로 제 몫을 다했다. '토종 거포' 김요한도 27득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경기가 끝난 뒤 LIG손보 선수들은 우승을 한 것처럼 서로 얼싸안으며 기뻐했다. LIG손보에게 천안은 더 이상 '악몽의 도시'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