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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배구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과 삼성화재의 경기가 열렸다. 14승 4패로 시즌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화재와 13승 5패로 2위를 기록 중인 OK저축은행의 경기다. 경기 전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이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왼쪽)을 찾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안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12.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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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으로 접어든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가장 큰 관심사는 정규리그 우승의 주인공이다.
개막에 앞서 예상했던 경쟁 구도에선 조금 벗어났다. '디펜딩 챔피언' 삼성화재의 독주 체제는 무너졌다. 삼성화재를 견제할 것으로 믿었던 현대캐피탈은 기대 이하의 성적이다. 반면 '막내구단' OK저축은행의 기세가 무섭다. 반짝 돌풍일줄 알았다. 하지만 시즌 내내 삼성화재와 치열한 선두 싸움을 벌이고 있다. 4일 현재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은 20승6패로 똑같다. 하지만 승점에서 삼성화재가 59점으로 55점인 OK저축은행을 4점 차이로 앞서고 있다. 정규시즌 남은 경기는 10경기로 똑같다.
정규시즌 우승은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밑거름이다. 정규시즌에서 1위를 차지할 경우 느긋하게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할 수 있다. 만약 준플레이오프(3~4위의 승점차이가 3점 이내일 경우 단판승부)까지 열릴 경우 일주일 이상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하지만 2위는 3전2선승제로 펼쳐지는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막판 총력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두 팀 중 정규시즌 우승이 더욱 절실한 쪽은 삼성화재다. 올 시즌 삼성화재는 최악의 선수 구성으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새로운 얼굴이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라이트 공격수 박철우가 시즌 도중 군에 입대했다. 유일한 왼손 공격수 김명진은 허리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고육지책으로 장신 왼손 세터인 황동일을 라이트 공격수로 변신시켰다.
주전 센터인 이선규마저 4라운드 막판 LIG손해보험전에서 불미스러운 행동으로 2경기 출전 정지를 받았다. 1위 자리를 지키는 게 신기할 정도다. 이렇다보니 삼성화재는 '에이스' 레오에게 공격을 집중시킬 수 밖에 없다. 레오를 받쳐줄 지원포가 마땅찮기 때문이다. 하루빨리 1위를 확정지은 뒤 레오에게 휴식을 줘야만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승산이 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버텨야 한다. 방법이 없다"며 답답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그는 "라이트 구멍을 황동일과 류윤식이 막아줘야 한다. 다른 방법이 없다"고 했다.
OK저축은행도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올스타전 휴식기 이전까지만 해도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순위보다는 우리가 준비한 것을 얼마나 코트에서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막내이자 2년차 초보 감독으로서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하지만 '월드 스타' 출신의 김 감독도 시즌 막판에 접어 들자 승부사 기질을 드러냈다. 고지가 눈앞에 보이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이제 1위 자리에 도전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선수시절 친정팀인 삼성화재를 상대로 전면전을 선언한 것이다. 최근 7연승을 달리면서 팀 분위기는 최고조다. 젊은 선수들로 구성됐음에도 불구하고 조직력까지 갖춰지고 있다.
두 팀은 오는 1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5라운드 맞대결을 벌인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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