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품은 IBK기업은행에서 센터 김희진(24)과 레프트 박정아(22)를 빼놓고 얘기를 할 수 없다.
기업은행은 31일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도로공사와의 2014~2015시즌 NH농협 V리그 여자부 챔프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0으로 이겼다.
기업은행에는 국내 최고 공격 삼각편대가 버티고 있다. 이 중 창단멤버인 김희진과 박정아는 기업은행 화력의 중심이었다. 둘은 팀 공격의 30% 이상을 책임졌다. 김희진은 센터로 뛰면서도 17.6%(2555점 중 450점)에 해당하는 팀 공격을 성공시켰다. 박정아는 15.3%(391득점)를 책임졌다.
김희진은 중앙여중 1학년 때부터 배구를 시작했다. 남들보다 2~3년 늦게 배구를 시작했지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9년이 흐른 현재, 김희진은 '한국 여자배구의 대들보'가 됐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4강 신화를 달성하면서 폭풍 성장을 거듭했다.
김희진은 주 포지션인 라이트 대신 센터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사실 라이트 공격을 선호한다. 그러나 라이트 공격을 외국인 선수들에게 맡기는 한국 여자배구의 환경상 김희진이 희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라이트형 센터로 성장 중이다. 올 시즌 속공 부문 3위(46.03%)를 포함해 네 시즌 동안 3위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2011~2012시즌 2위, 2012~2013시즌 1위, 2013~2014시즌 2위를 기록했다.
김희진의 강점은 높이다. 이번 시즌 블로킹 부문에서도 2위에 올랐다. 좋은 체공력을 바탕으로 상대 공격의 길을 잘 파악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박정아. 수원=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2년 신인왕 출신인 박정아는 국내 지도자들로부터 극찬을 받는 몇 안되는 유망주다. 1m85의 장신인데다 유연성도 좋다. 특히 모든 포지션을 포화할 수 있는 전천후 선수다. 게다가 리베로 못지 않은 수비력도 갖추고 있다. 배구밖에 모르는 '순정녀'이고, '훈련 벌레'이기도 하다. 3시간씩 펼쳐지는 오전, 오후 훈련을 소화하고 저녁식사를 마친 뒤 또 다시 코트 위에 선다.
프로 무대에서 4년을 뛰다보니 자연스럽게 성격개조도 됐다. 내성적이던 성격이 밝아졌다. 기분에 따라 기복이 있던 경기력은 없어졌다.
이들은 매시즌 강해지고 있다. 나이가 아직 20대 초중반이다. 감독의 주문을 스폰지처럼 흡수하는 나이다. 기업은행이 4시즌 동안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