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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의 '아성'이 무너졌다. OK저축은행이 창단 2년 만에 V리그 챔피언결정전 첫 우승을 일궈냈다.
이날 경기 전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배수의 진을 쳤다. 벼랑 끝에 몰렸기 때문에 다른 묘수가 없었다. 신 감독은 "내가 안타까울 정도로 선수들이 리듬을 잃었다. 리시브도 안되고, 유광우의 토스도 안되고, 레오도 흔들린다"고 했다. 신 감독은 강한 훈련만이 답이 아니라고 느꼈다. 그는 "어제 훈련을 안하고 선수들과 산책을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깜짝 놀랄만한 얘기를 전해들었다. "얼마나 긴장했으면 5~6명의 선수들이 청심환까지 먹었다더라"며 "마치 마법에 거린 듯 리듬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내 탓"이라는 신 감독은 이날 리베로 자원인 이강주를 레프트로 변신시키는 강수를 두면서 서브 리시브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삼성화재의 반격은 매서웠다. 3세트에서 레오의 서브가 폭발했다. OK저축은행의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자 공격도 주춤했다. 점수가 벌어지자 김 감독은 시몬 송명근 등 주전 선수들을 체력 안배 차원에서 교체했다. 4세트를 대비했다.
운명은 4세트에서 갈렸다. 무척 팽팽했다. 1~2점차의 접전이 펼쳐졌다. 심리전도 벌어졌다. 삼성화재의 고희진이 블로킹을 할 때 OK저축은행 시몬과 충돌했다. 고희진은 고의가 없었다며 사과를 청했지만, 시몬은 받아주지 않았다. OK저축은행이 달아나고 삼성화재가 추격하는 양상이 펼쳐졌다. OK저축은행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차근차근 점수를 쌓아갔다. 그러나 삼성화재에는 레오가 있었다. 21-22로 뒤진 상황에서 시몬의 속공을 레오가 한 손으로 막아냈다. 그러나 시몬은 곧바로 보란듯이 속공을 성공시켰다. 이후 삼성화재의 비디오판독도 무위에 그치자 OK저축은행은 매치 포인트에 다가섰다. 그리고 삼성화재의 레오가 서브를 실패하면서 허무하게 경기는 마무리됐다.
안산=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