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지 모르겠지만, 많이 얻은 느낌입니다."
2년여가 흘렀다. 송희채는 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의 첫 관문인 제18회 아시아선수권 최종엔트리에 포함됐다. 이번에는 공부에 그치는 것이 아닌 직접 뛰면서 좋은 성적에 기여해야 하는 시간이다. 그는 "국제대회 정식 엔트리는 이번 대회가 처음"이라며 "월드리그 때는 유럽 선수들의 파워가 달라 스스로 기대도, 긴장도 많이 했는지 내내 헤맸다. 국내로 돌아온 뒤 컵대회 이후 안정을 되찾은 것 같다"고 밝혔다. 송희채는 이번 대회에서 안정된 서브 리시브를 보여주고 있다. 곽승석이 흔들릴 때 교체 자원으로 투입돼 제 몫을 다해주고 있다. 특히 공격에도 큰 힘을 불어넣고 있다. 3일(이하 한국시각) 대만과의 대회 8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선 8득점을 기록했다. 그는 "권영민 문성민 등 고참 형들이 많아져서 분위기도 달라지고. 점점 손발이 맞는 것 같다. 나도 경기를 많이 뛰게 되니 리시브하는 입장에서 적응이 됐다. 유럽의 강서브보다 아시아 선수들의 서브가 약하다보니 월드리그 때보다 기록이 향상됐을 것"이라고 했다.
불어나는 자신감만큼 태극마크에 대한 책임감도 동반 상승한다. 송희채는 "이란에 와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대표팀이 흥해야 한국배구가 더 흥한다'는 것이다. 부담은 아닌데 한 나라를 대표하는 일원으로서 강한 책임감을 가지려고 한다"고 전했다.
쾌활한 성격인 송희채는 자신의 기량에 있어 관대하지 않다. 경기를 이겨도 자신의 플레이를 엄격한 기준으로 평가하는 편이다. 그는 "경기 중 위기감이 생기면 다녀와서 영상을 다시 보고 반성한다"고 전했다.
무엇이든지 스펀지처럼 흡수할 수 있는 능력과 노력 그리고 태극마크의 책임감이 송희채를 한국배구를 이끌 차세대 수비형 레프트로 폭풍성장시키고 있다.
테헤란(이란)=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