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축구협회가 눈앞의 현실보다 미래를 택했다.
고교생으로 국가대표가 된 주인공은 임동혁(16·제천산업고) 차지환(18·인하사대부고), 한국민(18·송산고), 김정호(18·평촌고), 전진선(18·진주동명고)이다. 이 중 라이트 자원인 임동혁(1m99)은 1999년생이다. 한국 배구 사상 최연소 국가대표가 됐다.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 기록은 장윤창 경기대 체육학과 교수가 보유하고 있었다. 장 교수는 인창고 2학년인 1977년 만 17세의 나이로 성인국가대표에 발탁됐었다.
협회는 남자배구 국가대표팀을 고교·대학 선수 14명과 2015~2016시즌 V리그가 끝난 뒤 선발될 프로 선수 21명을 포함해 총 35명 체제로 구성할 예정이다. 협회는 늘어난 선수 구성을 국제대회에 다양하게 운용할 방침이다. 세계랭킹이 부여되거나 비중이 높은 국제대회는 최정예 맴버가 출전하고, 비중이 낮은 대회에는 고교·대학 선수 위주로 출전시킬 예정이다.
다만, 중요한 국제대회라 할지라도 고교·대학 선수 중에 실력이 어느 정도 검증된 선수들은 최종 엔트리에 포함시켜 큰 무대 경험을 쌓게 할 방침이다.
이번 혁신안에서 가장 획기적인 부분은 따로 있다. 고교·대학 국가대표 14명을 따로 소집, 내년 1~2월 중 40일간 '스피드 배구 특별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초유의 시도이다.
특별 훈련 속에는 5가지 이유가 숨어있다. 가장 먼저 한국 배구가 세계 무대에서 살아남을 유일한 길인 '스피드 배구'를 완성하기 위해서다. 스피드 배구는 철저한 시스템 배구이자 토털 배구이기 때문에 장기간의 체계적인 특별훈련이 필요하다. 둘째, 장신화와 스피드 배구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다. 아시아권 배구의 한계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장신화와 스피드 배구가 함께 추구돼야 한다. 셋째, 프로 선수와 경쟁 체제를 만들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고교·대학 선수를 따로 모아서 스피드 배구 집중 훈련을 통해 프로 선수와 실력 격차를 줄임으로써 상호 경쟁을 유도한다. 프로 선수가 부상 등으로 국가대표 차출이 어려울 때 대체할 수 있는 선수층을 미리 확보해놓는 의미도 있다. 넷째, 스타 선수 발굴과 2020년 도쿄올림픽을 겨냥한 세대 교체를 위해서다. 유망한 신예들이 국가대표에서 맹활약할 경우 국제경쟁력 향상은 물론, 새로운 스타의 발굴로 프로배구 발전과 흥행에도 기여할 수 있다. 아울러 2020년 도쿄올림픽을 겨냥해 세대교체를 미리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다. 마지막으로 프로배구 제8구단 창단에 큰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 프로에 진입하기 전에 국가대표에서 함께 훈련하고 손발을 맞춘 선수들이 대거 신인 드래프트에 나올 경우 배구계의 염원인 제8구단 창단을 조기에 실현시킬 수 있다. 프로배구 발전은 물론, 배구를 시작하는 어린 선수들에게도 희망을 안겨주는 일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한국 배구의 문제점은 협회만의 일이 아니다. 때문에 협회는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의 협조를 구하고 한국배구연맹과 협조관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