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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초 전남의 태국 방콕 전훈 캠프에서 노상래 감독은 올 시즌 가장 기대되는 선수로 '미드필더' 양준아를 뽑아올렸다. 제주에서 윤빛가람 송진형 등 걸출한 미드필더들과 발 맞추던 양준아는 올해 초 전남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4년 만의 귀환이다. 새시즌 '점유율'과 '패스워크'를 키워드삼은 노 감독 축구에 양준아는 반드시 필요한 선수다. '감독 추천 인터뷰'라는 말에 양준아는 "정말요?"하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양준아는 노 감독이 원하는 멀티플레이어다. 공격형, 수비형 미드필더는 물론 센터백으로도 뛴다. 멀티플레이어의 자질은 군대에서 단련됐다. 2013년 상주 상무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센터백으로 맹활약하며 승격의 일등공신이 됐다. 성장을 거듭했다. "센터백 선수가 제대하면서 공백이 생겼다. 센터백으로 처음 섰다. 처음엔 싫었는데 그 자리의 맛을 알게 되니 재밌었다"고 했다.
전남에서 센터백 기회는 뜻하지 않게 찾아왔다. 태국, 치앙라이와의 연습경기 중 '베테랑 센터백' 방대종이 무릎을 다쳤다. 노 감독은 남은 연습경기에서 양준아를 믿고 썼다. "중앙수비수로서 제공권이나 빌드업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제주에는 윤빛가람 송진형 등 쟁쟁한 미드필더들이 많았다. 양준아는 공격본능을 숨긴 채 뒤를 든든히 지키는 팀플레이어로서의 역할을 도맡았다. 서운함은 없었을까. 양준아는 "그런 게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워낙 좋은 선수들이다. 그들을 도와주는 것이 팀을 살리는 것이었다. 뒤를 지켜주는 건 팀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동료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많이 배웠다. (윤빛)가람이나 진형이형이 공 잡으면 정말 잘 차는구나 생각했다. 함께 재밌게 축구했다."
새로운 전남에서 또렷한 꿈을 밝혔다. "사실 수비보다 공격적인 면에 더 자신이 있다"고 했다. "올해는 공격쪽으로 적극적으로 나서고 싶다. 포인트도 7개 이상 기록하고 싶다. 공수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해내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스스로도 할 일을 알고 있었다. 노 감독이 추구하는 점유율, 패스 축구에 최적화된 선수다. "전남은 중원에서 패스플레이보다 수비에서 스테보를 겨냥한 킥이 주요 공격루트였다. 올 시즌 감독님이 원하시는, 미드필드에서 소유하고 미드필드를 거쳐가는 플레이를 더 잘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재다능한 멀티플레이어, 양준아는 '왼발 능력자'다. 상주 상무 시절, 날선 왼발을 앞세워 전문 키커로 활약했다. "수원에서 신인 시절, (염)기훈이형, 고종수 코치님 등 최고의 왼발 스페셜리스트들과 함께했다. 프리킥 내기도 자주 했었다"며 웃었다. "전남에 온 후 프리킥 연습도 열심히 하고 있다. (안)용우, 오르샤 등 좋은 키커들이 많지만 기회가 오면 잘 찰 수 있도록 킥 연습도 틈틈이 하고 있다"고 했다.
전남행은 스스로 간절히 바란 일이다. 원하는 팀, 원하는 축구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사실 많이 돌고 돌아서 왔다. 매년 오고 싶었다. 노 감독께서 잊지 않고 기억해주신 부분이 감사했다. 위안이 됐다. 항상 가슴 한켠에 언젠가는 가야지하는 마음을 품고 있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노 감독님을 위해 뛸 것이다. 올해는 꼭 상위 스플릿 진출을 이룰 수 있도록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웃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