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지는 대한항공 사령탑 선임, 왜?

기사입력 2016-04-11 18:51


대한항공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KOVO

새로운 사령탑을 찾고 있는 대항항공의 행보가 더디다.

2015~2016시즌을 마감한 V리그는 새판자기에 돌입했다. 여자부는 이미 두 팀이 새로운 감독을 선임했다. 도로공사가 김종민 전 대한항공 감독을, 인삼공사가 서남원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가장 먼저 감독을 찾아나섰던 대항항공의 감독직 만이 여전히 공석이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10일 삼성화재와의 준플레이오프(PO)에서 패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시즌 전 우승후보로 평가받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초라한 퇴장이었다. 대한항공은 시즌 막판 팀을 이끌었던 장광균 감독대행 대신 새로운 감독을 찾기로 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고 있다. 지승주 대한항공 사무국장은 "이유성 단장이 2주간의 해외 출장에서 돌아온만큼 이번주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사령탑 선임이 늦어지자 각종 루머가 이어지고 있다. 지 국장은 "좋은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 시간이 걸리는 것 뿐"이라며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다.

대한항공은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특히 5라운드부터 연패를 거듭하며 포스트시즌 진출마저 장담하기 어려워진 상황이 됐다. 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감독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결국 6라운드 돌입 전 김종민 전 감독이 사퇴하는 그림이 연출됐다. 감독대행은 장광균 코치가 맡았다. '우승 조급증'이라는 거센 비난도 받았다. 감독 교체가 반짝 효과를 봤다. 7연패를 끊고 4연승을 기록, 가까스로 포스트시즌에 참가했다. 삼성화재와 준PO를 성사시켰다. 하지만 더 이상의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결국 단판 승부로 펼쳐진 준PO에서 삼성화재의 벽을 넘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감독 선임을 터닝포인트로 여기고 있다. 대한항공의 선수층은 V리그에서도 수준급이다. 이번만큼은 최적의 감독을 찾아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려보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역량만 된다면 누구든 선임할 수 있다는 것이 구단측의 생각이다. 지 국장은 "특별한 조건은 없다. 40대든, 50대든, 대한항공 출신이든 아니든,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팀을 가장 잘 이끌 수 있는 인물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고 전했다.

시간은 많지 않다. 당장 5월 11~13일 V리그 최초로 남자부 트라이아웃이 펼쳐진다. 김학민 곽승석 등 FA 재계약 문제도 남아 있다. 선수단 구성을 위해서도 빠른 감독 선임은 필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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