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회 기자의 강스파이크]中과 교류 튼 한국배구, 클럽 국제대회 확대해나가야

기사입력 2016-07-18 18:18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한-중-일 클럽 국제배구대회가 지난 17일 사흘간의 잔치를 마쳤다. 촉박한 시간 안에 급히 성사시킨 대회이다 보니 당초 의도했던 부분이 완전하게 이뤄지지는 않았다. 원래 지난 시즌 챔피언들이 모여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였여야 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 챔피언이 일정상의 이유로 불참을 선언했다.

하지만 의미는 크게 퇴색되지 않았다.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던 점은 지난 7년간 막혀있던 중국 배구와의 교류에 물꼬를 텄다는 부분이다. 최근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 등 중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나는 한국 남자 팀들이 있기는 했다. 그러나 중국 클럽 챔피언이 한국에 초청돼 경기를 치른 건 2005년 V리그 태동 이후 처음이었다. 한국배구연맹은 지난 2009년 중국을 비롯, 일본과 이란 남자 클럽 팀을 초청해 컵 대회를 치렀다. 그러나 당시에는 우승 팀이 아니었다.

이번 대회는 팬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시즌이 종료되고 새 시즌이 열리기 전까지 특별한 이슈도 없고 휴식기가 길었던 예년에 비해 비 시즌 기간에도 팬들에게 배구의 묘미를 선사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

구단도 반색이다. JTEKT 스팅스(일본)와 상하이 골든 에이지(중국)을 꺾고 대회 우승을 차지한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젊은 선수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처음으로 국제대회를 경험했다. 하계 훈련 때 환경을 바꿔주는 훈련을 많이 하는데 이번 대회는 우승과 경험 면에서 1석 2조 효과를 봤다"고 긍정 평가했다.

그 동안 한국 배구는 일본 배구와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었다. 무대는 한-일 톱매치였다. 올해는 일본에서 재정상의 이유로 대회가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협상의 불씨는 살아있다. 그런데 이번 대회는 중국 배구까지 가세하면서 동아시아클럽배구대회의 사전적 기틀을 마련했다.

'스포츠'는 '스포츠'로 끝나지 않는다. 국가 외교로도 이어질 수 있다. 한-중-일 클럽 국제대회가 단발성 대회로 그쳐서는 안되는 이유다. 최 감독도 확대를 원했다. "내년 2회 대회를 한다면 미리 계획을 세워서 준비를 잘 했으면 좋겠다. 우승 팀을 초대해 대회 수준을 격상시키고 더 많은 팀을 참여시켰으면 좋겠다. 적어도 홈에서 두 팀이 출전해 하루 두 경기씩 진행되면 좋을 것 같다. 외국인 없이 자국 선수로 경기를 뛰기 때문에 경기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최 감독의 바람대로 이번 대회가 연속성을 가지기 위해선 어떤 모델로 성장해야 할까.

가장 현실적인 모델은 '인터리그'다. 올해처럼 비 시즌 기간 대회가 열리는 것이다. 참가 팀을 늘려가면서 대회 위상을 점진적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이 필요하다. 한걸음 더 나가 축구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방식처럼 진행될 경우 파급 효과는 더 커진다. 아시아배구연맹(AVC)의 공인을 받아 리그 중간에 클럽대항전을 치르면서 두둑한 상금과 세계클럽챔피언십행 출전권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방안도 모색할 만하다. 이번 대회가 아시아배구 삼국 간 교류의 장이란 의미를 넘어 더 높은 가치를 생산해낼 수 있는 대회로 확대, 성장하길 바란다.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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