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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이 새로운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큰 변화가 생겼다.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시행이었다. 연봉 상한이 생기면서 최정상급 외국인선수 영입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지난 시즌 '특급 용병' 오레올로 쏠쏠한 재미를 봤던 현대캐피탈. 하지만 올 시즌은 그가 없다. 지난 시즌보다 업그레이드된 '업템포 2.0'을 모토로 내건만큼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40)은 고민을 거듭한 끝에 해법을 마련했다. '멀티 포지셔닝'이다. 지난 9월 일본 전지훈련에 도입해 실험을 거쳤다. 센터 자원들을 좌우로 이동시키는 빈도를 높였다. 타점 높은 공격과 측면 블로킹 높이를 상승시키기 위한 복안이었다. 최 감독은 "아무래도 외국인선수의 능력이 지난 시즌보다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을 끌어내야 한다. 고민을 하다가 센터 활용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포기하지 않았다. 일본 전지훈련 내내 멀티 포지셔닝을 정착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3일까지 진행됐던 2016년 청주 한국배구연맹(KOVO)컵에서도 현대캐피탈은 센터의 측면 가담을 활용한 시스템을 구사했다. 현대캐피탈은 조별리그 B조에서 1승2패를 기록하며 고배를 마셨다. 최 감독은 "빠른 시일 내에 자리잡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물론 기존에 우리가 하던 방식의 배구를 했다면 이길 수 있는 경기도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길게 놓고 봤을 때 분명 팀 전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전술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몇 가지 문제만 잡히면 안정적으로 구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대캐피탈의 새로운 변화. 우려의 시선도 있다. 너무 많은 움직임으로 센터의 체력 고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최 감독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최 감독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동료 선수들도 빈 공간을 커버해주고 다양한 상황에 맞게 판단하면서 효율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체력적인 부담은 크게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는 선수들도 전술을 이해하고 잘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몇 경기를 더 치르면 안정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실험은 끝났다. 이제는 실전이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