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도, 홍명보도, 이장수도 운명의 일요일… 결말은?

기사입력 2016-10-27 21:17



CEO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 조광래 대구FC 대표도, 올해 첫 프로 클럽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항저우 뤼청 감독도, 중국 슈퍼리그에 복귀한 이장수 창춘 야타이 감독도 '최후의 운명'과 맞닥뜨린다.

승격과 잔류, 강등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다. 10월의 마지막 일요일인 30일 그들의 길이 결정된다.

먼저 K리그다. 조 대표의 대구는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승격에 도전한다.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최종라운드가 30일 오후 2시 전국 5개 구장에서 동시에 킥오프된다. 대구는 클래식 승격 직행의 열쇠를 쥐고 있다. 대전와의 홈경기에서 승리하면 자력으로 직행 티켓을 거머쥔다. 비기면 다득점을 따질 수도 있다. 만에 하나 패하면 경우의 수는 복잡해진다.

대구는 1년 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이 있었다. 마지막 방점만 남은 상황이었지만 그 문턱을 넘지 못했다. 승점 1점이 모자랐다. 1위를 꿰찬 상주 상무가 안산과의 최종전에서 3대0이 아닌 2대0으로만 이겼더라도 골득실에서 앞서 승격의 문을 통과할 수 있었다. 당시 조 대표는 "입에 넣어 준 떡을 삼키기만 하면 됐었는데"라며 진한 아쉬움을 토로한 후 "이것이 축구"라고 했다.

대구는 2013시즌에서 2부로 강등됐다. 조 대표는 2014년 9월 대구에 둥지를 틀었다. 지도자가 아닌 CEO로 변신했다. 클래식 승격은 오랜 숙원이었다. 1부 리그의 문이 활짝 열릴지 관심이다.

중국 슈퍼리그에선 한국인 지도자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올 시즌도 마지막 라운드만 남았다. 이날 오후 8시35분(한국시각) 최종전의 휘슬이 울린다.

홍 감독과 이 감독이 사선에 서 있다. 항저우는 현재 강등권인 15위(승점 31), 창춘은 잔류 커트라인인 14위(승점 32)에 포진했다. 두 팀의 승점 차는 1점이다.

마지막으로 짜여진 각본이 얄궂다. 홍 감독은 박태하 감독이 이끄는 옌벤 푸더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9위인 옌벤(승점 36)은 최근 1승1무로 잔류가 확정됐다. 이 감독의 창춘은 홈에서 난적인 4위 상하이 선화(승점 49)와 맞닥뜨린다. 항저우와 창춘은 눈을 돌릴 곳이 없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 그래야 생존을 이야기할 수 있다.


두 팀 모두 잔류할 수 있는 그림도 있다. 12위 톈진 테다와 13위 랴오닝 훙윈의 승점은 나란히 33점으로 사정권이다. 공교롭게도 2위를 확정지은 최용수 감독의 장쑤 쑤닝(승점 57)이 랴오닝, 장외룡 감독이 이끄는 8위 충칭 리판(승점 37)이 톈진과 충돌한다. 두 팀이 패하고 항저우와 창춘이 웃으면 전세가 역전된다.

홍 감독이 호흡하고 있는 항저우는 구단 재정이 넉넉한 편이 아니다. 홍 감독은 성적이 아닌 팀의 체질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그래도 1부 잔류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살아남아야 또 다른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이 감독은 5월 창춘의 지휘봉을 잡았다. 전반기 팀이 최하위로 추락하자 '소방수'로 등장했다. 이 감독의 과제도 1부 잔류다.

종착역이다. 그들이 꿈꾸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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