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EO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 조광래 대구FC 대표도, 올해 첫 프로 클럽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항저우 뤼청 감독도, 중국 슈퍼리그에 복귀한 이장수 창춘 야타이 감독도 '최후의 운명'과 맞닥뜨린다.
대구는 1년 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이 있었다. 마지막 방점만 남은 상황이었지만 그 문턱을 넘지 못했다. 승점 1점이 모자랐다. 1위를 꿰찬 상주 상무가 안산과의 최종전에서 3대0이 아닌 2대0으로만 이겼더라도 골득실에서 앞서 승격의 문을 통과할 수 있었다. 당시 조 대표는 "입에 넣어 준 떡을 삼키기만 하면 됐었는데"라며 진한 아쉬움을 토로한 후 "이것이 축구"라고 했다.
대구는 2013시즌에서 2부로 강등됐다. 조 대표는 2014년 9월 대구에 둥지를 틀었다. 지도자가 아닌 CEO로 변신했다. 클래식 승격은 오랜 숙원이었다. 1부 리그의 문이 활짝 열릴지 관심이다.
홍 감독과 이 감독이 사선에 서 있다. 항저우는 현재 강등권인 15위(승점 31), 창춘은 잔류 커트라인인 14위(승점 32)에 포진했다. 두 팀의 승점 차는 1점이다.
마지막으로 짜여진 각본이 얄궂다. 홍 감독은 박태하 감독이 이끄는 옌벤 푸더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9위인 옌벤(승점 36)은 최근 1승1무로 잔류가 확정됐다. 이 감독의 창춘은 홈에서 난적인 4위 상하이 선화(승점 49)와 맞닥뜨린다. 항저우와 창춘은 눈을 돌릴 곳이 없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 그래야 생존을 이야기할 수 있다.
두 팀 모두 잔류할 수 있는 그림도 있다. 12위 톈진 테다와 13위 랴오닝 훙윈의 승점은 나란히 33점으로 사정권이다. 공교롭게도 2위를 확정지은 최용수 감독의 장쑤 쑤닝(승점 57)이 랴오닝, 장외룡 감독이 이끄는 8위 충칭 리판(승점 37)이 톈진과 충돌한다. 두 팀이 패하고 항저우와 창춘이 웃으면 전세가 역전된다.
홍 감독이 호흡하고 있는 항저우는 구단 재정이 넉넉한 편이 아니다. 홍 감독은 성적이 아닌 팀의 체질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그래도 1부 잔류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살아남아야 또 다른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이 감독은 5월 창춘의 지휘봉을 잡았다. 전반기 팀이 최하위로 추락하자 '소방수'로 등장했다. 이 감독의 과제도 1부 잔류다.
종착역이다. 그들이 꿈꾸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