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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답은 하나다. 대한배구협회가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하지만 축제 분위기는 순식간에 차갑게 식어버렸다. 파이널 라운드가 치러질 체코로 향하는 홍성진호의 비행기 좌석이 문제였다. 예산 문제로 선수단 12명의 절반인 6명만 비즈니스석에 탑승할 수 있다는 사실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당초 여자대표팀은 9월20~24일 펼쳐지는 세계선수권 아시아예선에 출전하기 위해 태국행 비행기를 예매했다. 모든 선수에게 비즈니스석을 제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랑프리 파이널에 오르면서 계획이 바뀌었다. 홍 감독의 요청으로 태국행 대신 체코행 비행기 좌석을 비즈니스로 바꿨다. 좌석의 가격차가 컸다. 비즈니스석을 6명에게만 제공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25일 IBK기업은행이 협회에 비즈니스석 구입 목적으로 3000만원을 전달하면서 일단락됐다.
이에 대해 KOVO 관계자는 "매년 초 연맹이 협회에 2억원 이상을 지원한다. 5월에 추가적인 협조 요청이 왔고 이사회 의결 결과 비즈니스석 구매 목적으로 1억원을 추가 지원했다"며 "여자대표팀이 태국행 비행기는 전원 비즈니스를 끊었지만, 일정 변화로 비행편을 바꾸면서 이런 일이 생겼다. 협회 차원에서 해결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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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인 협회의 예산 문제. 결국 협회가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국내 배구 환경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는 "협회가 과거 사옥 매입 등 과도한 지출로 가용 예산이 부족하다"며 "협회 조직 특성상 수익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대회 유치, 조직 내부 개편, 운영 및 행정 효율화 등을 통해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고 짚었다.
오 회장은 취임식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우리 협회도 비즈니스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 그간 협회는 대회만 알고 사업을 몰랐다"며 "그래서 안남수 전 현대캐피탈 단장을 협회 기획이사로 모셨다. 향후 계획을 구체화해서 장기적 자생 플랜을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
함께 자리한 안남수 기획이사는 "비영리법인이지만 자생력 갖춘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라며 "파크배구, 길거리 배구, 3대3 배구 등 수익 콘텐츠에 정부 정책과도 발을 맞춰 자금 지원도 받으면서 가면 5~6년 내로 자생력 갖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