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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이겨내야죠. 그게 자율배구입니다."
박 감독의 이 말이 '자율배구학 개론'의 첫 장이었다. 고개 숙인 선수들에게 다른 말은 필요없다는 게 박 감독의 지론. 아픔을 나누고, 듬직하게 뒤에 서있는 것. 박 감독이 생각한 최선이었다.
하지만 벼랑에 선 선수들을 그대로 두는 건 또 그것대로 문제가 아닐까. 소위 '직무유기'와 같은, 그런 느낌 말이다. 박 감독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프로에선 감독이 스트레스를 나누면 된다. 이런 상황을 극복해내는 건 결국 선수들의 몫"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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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에 대한 신뢰 하나로 한국전력전을 준비했다. 박 감독은 시즌 초 공언했던대로 체력 안배 차원에서 김학민 한선수 등 주축 선수들을 선발에서 제외했다. 리그 후반 약진을 노리는 구상. 박 감독은 "김학민 한선수 모두 준비는 됐지만, 당초 우리 계획대로 선발에 세우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전력은 분명 부담스러운 상대다. 박 감독은 "(선수들이)자신감을 가져야겠지만 힘든 시합이 될 것"이라며 "볼 하나하나 우리 손으로 포인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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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이 박 감독의 '자율배구학 개론'을 진지하게 받아들인 덕일까. 대한항공은 이날 숱한 고비에도 무너지지 않고 '난적' 한국전력을 세트스코어 3대1(23-25, 25-19, 25-21, 25-21)로 꺾고 승점 22점을 기록, KB손해보험을 끌어내리고 단독 3위에 자리했다. 가스파리니는 트리플크라운(서브 득점, 블로킹, 후위 3개 이상)을 포함, 총 36득점을 기록했다.
박 감독은 "이제 어영부영할 시간은 지났다. 진짜 제대로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제부턴 그 어떤 이유나 변명도 필요없다. 오로지 결과로만 말해야 한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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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전적(7일)
남자부
대한항공(7승7패) 3-1 한국전력(5승9패)
KBL 450%+NBA 320%+배구290%, 마토토 필살픽 적중 신화는 계속된다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