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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성치 않은 노재욱 부활, '승리' 선물한 산타였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7-12-25 17:20


노재욱. 사진제공=KOVO

올 시즌 현대캐피탈의 취약 포지션은 '세터'였다. 주전 세터 노재욱(25)의 허리는 시한폭탄이었다. 지난 시즌부터 고질적인 디스크 증상이 문제를 일으키면서 부상 재발에 노심초사 해야 했다. 통증을 느끼면 1~2주 쉬어야 했다. 백업 세터 이승원(24)은 좋은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코트에서 100%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불안요소를 안고 돌입한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우려는 최근 현실이 됐다. 17일 우리카드전 연습 도중 허리를 삐끗한 노재욱은 1세트 선발로 나선 뒤 바로 교체됐다. 당시 최태웅 현대캐피타 감독은 "노재욱이 돌아오면 정상 경기력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물리치료와 훈련을 병행한 노재욱은 22일 KB손해보험전 출전을 원했지만 최 감독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이승원을 선발로 내세웠다. 그러나 공격수들이 이승원과 불안한 호흡을 보이자 노재욱으로 교체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결과는 두 경기 연속 풀세트 접전 끝에 패배였다.


25일 최 감독은 결단의 칼을 꺼내야 했다. 대한항공전은 3라운드 마지막 경기였고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삼성화재(승점 38)과의 격차를 유지해야 했다. 최 감독은 허리 상태가 좋아진 노재욱을 선발로 내세웠다. 노재욱은 2017년 성탄절에 부활했다. 이날 현대캐피탈은 세트스코어 3대0(25-21, 25-17, 25-21)으로 대한항공을 셧아웃 시켰다.

노재욱은 '국보급 세터' 한선수와의 토스워크 대결에서 밀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다양한 공격루트로 공격수들을 춤추게 만들었다. '공격의 첨병' 역할인 센터 신영석 차영석과 속공 플레이로 경기 운영 싸움에서 앞서간 뒤 라이트 문성민과 레프트 안드레아스를 적절하게 활용해 공격성공률을 높였다. 노재욱의 안정된 토스를 받은 문성민은 트리플크라운(서브에이스 3개, 블로킹 3개, 후위공격 4개)을 쏘아 올렸다. 특히 노재욱은 안드레아스가 후위 중앙에 있을 때는 파이프 공격(백어택)을 시도하면서 상대 블로커를 따돌리는 장점을 발휘했다.

노재욱이 살아날 수 있었던 건 역시 리시브 라인 안정 덕분이다. 안드레아스가 총 23개의 서브 리시브 중 한 개의 범실만 기록할 정도로 대한항공의 강서브를 잘 막아냈다.

노재욱의 부활 뒤에는 역시 동료애가 있었다. 주장 문성민을 비롯해 플레잉코치 여오현 신영석 등 고참급 선수들이 노재욱에게 쏠린 부담감을 덜어줄 수 있는 격려의 말을 해주고 있다. "형들이 부담갖지 말고 경기장에 와서 즐기면서 하자고 하더라." 노재욱은 자신의 말대로 대한항공전에서 제대로 즐겼고 크리스마스에 천안 유관순체육관에 들어찬 5040명의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할 수 있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전적(25일)

▶남자부

현대캐피탈(11승7패) 3-0 대한항공(10승8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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