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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도쿄올림픽, 예감이 좋다. 2020년이 한국 여자배구의 해가 되길 바란다."
여자 대표팀은 2020 도쿄올림픽 예선 전체를 통틀어 단 1세트만을 내주며 압도적인 실력을 과시했다. 조별리그는 무실세트 3전 전승을 거뒀고, 준결승에서 대만을 3대1로 꺾었다. 이어 결승에서 만난 난적 태국에겐 다시 셧아웃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 여자배구는 2012 런던 올림픽, 2016 리우 올림픽에 이어 3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기쁨을 누리게 됐다. 주장 김연경을 중심으로 이재영, 이다영, 강소휘, 김수지, 양효진 등 선수들이 똘똘 뭉쳐 일궈낸 값진 성과다.
다음은 김연경과의 일문일답.
Q. 꼭 본선 진출권을 따내겠다고 했는데, 따서 왔다. 기분이 어떤가.
A. 말은 많이 안했지만 부담감이 컸다. 팀이 필요로 할때 보탬이 안 된 것 같아 개인적으론 많이 힘들었다. 다른 선수들이 열심히 한 결과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많이 고생한 코칭스태프에게도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 모든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열심히 해준 결과다.
Q. 복근부상 상태는 어떤가.
A. 전에 복근 부상을 한번 입었었는데, 그때보다 좀더 아랫쪽이다. 솔직히 상태가 좋진 않다. 바로 시합을 뛸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적어도 한 달 이상은 쉬어야할 것 같다. 들어가서 터키 구단과 상의해보겠다.
Q. 결승전에서 복근 통증을 참고 뛰었다. 어떤 각오로 임했다.
A. 사실 같이 간 메디컬 스태프도, 감독님이나 코치 선생님도 (출전을)권하지 못했다. 그 마음을 알고 있었고, 시합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이 경기 하나에 모든 것을 걸고 싶다는 생각에 진통제를 맞고 뛰었다.
결승전에서 어느 정도 팀에 보탬이 된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예선전에서 많은 선수들이 잘 해줘서 승리할 수 있었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Q. 태국전 셧아웃 승리가 굉장히 오랜만이다. 완벽하게 잘 맞아떨어졌다.
A. 진천선수촌 가기 전만 해도 준비를 많이 했었다. 결승전 분위기가 생각 이상으로 관중이 많았고, 귀가 아플 정도로 큰 응원 속에서 경기를 치렀다. 저희가 할 수 있는 공격 쪽을 많이 준비했고,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그런 부분 때문에 태국이 더 당황했던 것 같다.
Q. 본인이 힘들었을 때 잘해준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이번 예선전에서 제가 잘한 건 없다. 후배들, 또 선배 언니들이 다 했다. 전 결승전에 잠깐 했는데, 잘 되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이번 대회 MVP를 굳이 꼽자면 이재영 선수가 되지 않을까.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저 대신 들어간 강소휘 선수, 나이가 많은데도 버텨준 김해란 선수에게도 고맙다.
Q. 도쿄올림픽 예감이 좋다는 얘기를 했다. 올림픽에 대한 각오는?
A. 마지막 도전이라는 얘길 하면서 도쿄 올림픽만 기다렸다. 그 마지막 도전을 할 기회가 마련돼서 정말 기쁘다. 많은 후배들의 성장을 느꼈다. 예감이 좋다. 욕심이 많이 난다. 많은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
Q. 44년만의 올림픽 메달 가능하다고 보나?
A. 솔직히 쉽지 않다. 워낙 잘하는 나라들이 많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에 도전하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새로운 감독님 체제로 잘해왔다. 뭔가를 또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2020년에 좋은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
Q. 도쿄올림픽 후 은퇴할 생각인가?
A. 아직 확답을 드릴 순 없다. 협회와 좀더 상의해봐야한다. 그래서 올림픽은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나이가 있으니까.
Q. 라바리니 감독은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드나?
A. 해외에서 뛰면서 많은 감독님들과 함께 했다. 그 중에서도 최고다. 전술, 전략도 대단하고 경기에 대한 준비도 대단하다. 경기를 판단하는 능력도 좋고, 연습할 때 선수들을 지도하는 부분도 좋다. 코트 외적으로 선수들과의 소통 능력도 좋다. 빈틈없이 좋은 지도자 밑에서 뛰게 되어 영광이다.
Q. 올림픽 참가팀이 모두 결정됐다. 기분이 어떤가.
A. 솔직히 전 제 앞길만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올림픽 간것만으로도 행복하고 믿기지 않을만큼 좋다. 조편성을 보니 생각보다 해볼만한 것 같다. 좋은 기운을 받은 것 같다. 2020년은 한국 여자배구의 해가 됐으면 좋겠다.
Q. 2012 런던, 2016 리우 올림픽보다 예선 과정이 힘들었다. 지난 2번의 예선과 어떻게 달랐나.
A. 올림픽 나가는 방식이 너무 달라져서 사실 힘들었다. 러시아 때도 거의 이긴 경기를 졌기 때문에 분위기 자체가 안 좋았고, 태국은 리그를 중단할 만큼 준비를 많이 했다. 부담감도 있고 걱정도 많았다. 내색하지 않았지만 저도 부담이 컸다. 복근 부상 때문에 팀에 보탬도 못되다보니 마음 고생도 했다. 안 좋은 상황이 되다보니 또 좋은 일도 오는 것 같다.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 냈으면 좋겠다.
인천공항=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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