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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김연경 들어오면 뭐 사실상 승패가 뻔해지는 거죠. 제7구단 창단될 때 들어온다면 기꺼이 환영하겠는데."
하지만 이날 현장의 최대 이슈는 단연 김연경이었다. 터키 프로배구 엑자시바시와 2년 계약이 마무리된 김연경의 신분은 현재 흥국생명 임의탈퇴 선수다. 국내로 돌아올 경우 흥국생명에서 2시즌을 더 뛰어야 자유계약선수가 될 수 있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행사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김)연경 막 들어왔을 때야 순간적으로 배구 인기가 높아질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흥국생명에 김연경이라니, 전력 면에서 너무 기울어지는 거 아니냐. 모처럼 높아진 여자배구에 대한 관심이 낮아질 수도 있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의 의견도 비슷했다. 이 감독은 "오늘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인데, 자유계약 시절 포함해서 모든 외국인 선수 다 합쳐도 김연경보다 뛰어난 외국인 선수는 없다"면서 "안 그래도 배구 제일 잘하는 이재영 이다영 있는 팀인데 김연경이라니, 나머지 5개 팀은 도전자의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도 "김연경은 엄청난 영향력을 지닌 선수다. (차기 시즌이)뻔한 결과가 될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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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날 자타공인 1순위로 꼽히던 러시아 출신 안나 라자레바를 지명한 김우재 기업은행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김 감독은 "김연경은 대단한 선수다. 흥국생명은 지금 멤버도 워낙 좋은데, 김연경까지 오면 막강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경기 승패는 해봐야 아는 것"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어 "김연경 문제야 내가 좋다, 나쁘다 할 일은 아닌 것 같다. 흥국생명이 풀어야할 문제"라며 "일단 워낙 유명하고 인기 있는 선수니까, V리그 활성화와 배구 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자레바에 대해서는 "경기 운영능력이나 게임리딩, 공격력, 블로킹 모든 면에서 의심할 여지 없는 1번픽"이라고 강조했다. 감독의 말처럼 라자레바 역시 "김연경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새 시즌이 기대된다"면서도 "내 목표는 V리그 우승"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연경의 새 보금자리가 유력한 흥국생명 측의 입장은 어떨까. 조심스러움 그 자체였다. 김여일 흥국생명 단장은 "어제 처음 만났다. 김연경이 복귀하면 우리 팀에 오기로 한 건 맞다. 시간을 달라고 하길래 알겠다, 하지만 빠른 결정을 부탁한다고 했다"고 답했다.
V리그는 오는 6월말까지 모든 계약을 완료해야한다. 기존의 이재영에 올봄 이다영까지 영입한 흥국생명으로선 샐러리캡 운영이 쉽지 않다. 김 단장은 "샐러리캡이나 선수단 규모 같은 일은 김연경의 최종 결정이 내려진 뒤에 해결할 일이다. 본인이 국내 복귀를 결정하는 게 우선"이라며 "들어오겠다고 하면 충분히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도 "지금으로선 저도 결정된게 없다는 말밖에 드릴 게 없다. 복귀할 수도 있지만, 다시 해외로 갈 수도 있지 않냐"고 답했다.
이날 기업은행은 라자레바, 도로공사는 캘시 페인, 현대건설은 헬레네 루소를 선택했다. 인삼공사와 GS칼텍스, 흥국생명은 각각 발렌티나 디우프, 메레타 러츠, 루시아 프레스코와 1시즌 더 함께 하게 됐다.
청담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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