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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인터뷰] '준우승' 박미희 감독, "즐거웠던 경기…지나면 새로운 순간 온다"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1-03-30 22:58




2020-2021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이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렸다. 흥국생명 김연경이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인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03.30/



[인천=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이 정도까지 할 수 있던 건 선수와 스태프의 노력이 컸습니다."

흥국생명은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GS칼텍스 킥스와의 도드람 2020~2021 V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2대3(23-25, 22-25, 25-19, 25-17, 7-15)으로 패배했다.

장충에서 열린 원정 1,2차전을 모두 셧아웃으로 내준 흥국생명은 홈코트에서 저력을 발휘했다. 배구여제 김연경이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김연경은 이날 27득점을 올리면서 공격의 중심을 잡았고, 수비에서도 끈질긴 모습을 보여주면서 흥국생명의 반격에 앞장 섰다.

1,2세트를 내줬지만, 3,4세트를 잡으면서 반격에 나섰다. 그러나 5세트 시작과 함께 GS칼텍스가 블로킹과 서브 득점을 잇달아 올리면서 치고 나갔고, 흥국생명은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경기를 마친 뒤 박미희 감독은 "선수들과 스태프에게 너무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너무 어려운 상황에서 이 정도까지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건 선수, 스태프의 노력이 컸다. 패했지만 즐겁게 한 경기"라고 소감을 밝혔다.

1,2차전을 셧아웃으로 패배했지만, 3차전에서는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박미희 감독은 "오늘은 이기면 내일도 할 수 있지만, 지게 되면 시즌을 마감하고 다음 시즌 준비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다리는 무겁지만 또 열심히 뛰려고 했다. 그게 결과로 나타났다. 일방적인 경기가 되지 않고 좋은 내용으로 경기해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선수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개막 10연승을 달리면서 '절대 1강'으로 평가받선 흥국생명이었지만,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창 시절 폭력 논란 등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박미희 감독은 "이번 시즌이 부임 후 가장 길게 느껴졌다. 통합 우승을 해봤지만 과정이 쉽지가 않다. 진짜 스포츠의 가치가 뭔지 우리 선수들이 이번 시즌을 통해서 많이 느낀 것 같다. 그 부분을 칭찬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각종 논란으로 인한 받았던 스트레스에 대해서도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박 감독은 "스트레스가 많았다. 눈에 충혈도 됐고, 눈썹을 찌르기도 했다. 현장에 있으니 어쩔 수 없다"라며 "계속 준비했는데 그걸 외부적인 요인으로 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고 돌아봤다.


우승이 불발되고 몇몇 흥국생명 선수들은 눈물을 훔쳤다. 박미희 감독은 "아쉬움과 힘들었던 순간에 대한 눈물이었을 것"이라며 "큰 경기는 경험이 많은 선수가 버텨야 안정적인데 김세영이 부상을 당해 아쉬움이 컸을 것이다. 본인도 은퇴하려고 생각한 부분이 큰 것 같다"고 바라봤다.

선수단에게도 메시지를 남겼다. 박미희 감독은 "수고했다는 말을 먼저 해주고 싶다. 오늘은 지나가면 또 과거다. 새로운 순간들이 온다는 걸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했다.

주장 김연경에게는 "운동선수 생활하는 기간 중에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지만, 또 다른 힘든 일이었을 것"이라며 "그걸 내가 덜어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격려만 할 뿐 직접적으로 해줄 수 없다. 그러나 역시 큰 선수답게 자기 자리에서 선수들을 지켜주면서 리더 역할을 충분히 했다. 앞으로 행보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어쨌든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 건 사실이었다"고 고마워했다.

시즌을 마친 박미희 감독은 향후 계획에 대해 "아직 생각을 해봐야 한다. 여러 상황에 의해서 상처를 받은 게 있었다. 그 상처에 대한 치유를 해야한다. 사람들에 의한 상처도 있었고, 글로, 말로 받은 상처가 많이 있었다. 그걸 치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인천=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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