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도로공사의 경기. 도로공사 니콜로바가 승리 후 타나차를 번쩍 안아 들어 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인천=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시큰둥했던 팬들의 시선에 느낌표를 콕 찍었다. 자신감을 장착하니 공에 힘이 더 실렸다. 도로공사 외국인 선수 메렐린 니콜로바(22)가 흥국생명 격파의 선봉에 섰다.
한국도로공사가 1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2(25-22, 21-25, 25-20, 23-25, 15-11)로 승리했다.
도로공사는 시즌 6승 14패를 기록하며 승점 18점을 획득했다. 특히 이번 경기는 3라운드에서 흥국생명을 상대로 거둔 3-0 완승에 이은 연속 승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도로공사는 이날 승리로 5위 페퍼저축은행(승점 21점, 7승 12패)과의 승점 차를 3점으로 좁혔다.
신인 세터 김다은과의 호흡도 좋았다.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공격에 나선 니콜로바
팀 내 최고점을 기록한 니콜로바의 활약이 반가웠다. 니콜로바는 서브에이스 3개 포함 24득점(공격성공률 45.65%)을 기록했다. 백어택도 4개나 성공시키며 고비 때마다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불가리아 국가대표 출신인 니콜로바는 외국인 선수치고는 신장이 183cm로 작은 편이다. 하지만 강한 서브와 힘이 장점이다. 지난해 5월 열린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불가리아 대표팀으로 한국과 맞붙어 양 팀 최다인 30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에서의 첫 시즌은 아직 만족스럽지 못하다. 니콜로바의 시즌 성적은 득점 354점으로 7위, 공격성공률 36.74%로 9위에 머물고 있다. 3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IBK기업은행전에서는 부진한 공격으로 2세트 경기에서 아예 빠지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경기 전 타나차와 포옹하며 파이팅을 다짐한 니콜로바
김종민 감독은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자신감이 문제"라며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휴식기 동안 김 감독은 "스윙 교정 등 기술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했다"고 말했다.
니콜로바는 이제 겨우 22세. 프로 선수로서 더 성장할 수 있는 어린 나이다. 이날 경기에서처럼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후반기 남은 경기에서 계속 볼 수 있을지 기대된다.
약점인 작은 키를 기술과 자신감으로 극복 중인 니콜로바. 남자 배구 KB손해보험의 외국인 선수 비예나는 상대적으로 작은 신장(194cm)에도 불구하고 3라운드 MVP에 뽑히는 등 맹활약 중이다.
세터 김다은이 니콜로바와 함께 공격을 성공시킨 후 기뻐하고 있다. 김다은은 경기 하루 전 열린 고교(목포여상) 졸업식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이날 경기에서 신인답지 않은 활약을 펼치며 수훈 선수에 선정됐다. 젊은 피 김다은과 니콜로바의 호흡이 이날 척척 들어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