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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엘레강스했다."
대한항공의 5연승 과정은 매우 험난했다. 특히 헤난 감독이 옐로카드를 받은 3세트는 공정한 판정인데도 논란이 됐다.
문제 상황은 이랬다. 대한항공이 20-19로 앞선 가운데 대한항공 김규민이 속공에 성공하는 듯했다. 블로킹을 시도한 현대캐피탈 김진영의 머리를 맞고 공이 크게 튀면서 관중석 쪽으로 넘어갔다.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쫓아갈 수 없는 공이었고, 실제로 쫓아간 선수도 없었다.
하지만 이 장면이 실점으로 연결됐다. 현대캐피탈 측에서 공이 관중석에 완전히 떨어져 볼데드가 되기 전에 김규민이 사과하기 위해 네트 아래로 손을 뻗는 과정에서 네트 터치를 했다며 비디오판독을 신청했다. 비디오판독 결과 네트 터치가 인정돼 21-19가 돼야 할 상황이 20-20으로 바뀌었다.
헤난 감독은 심판진에 항의했으나 결과는 번복되지 않았다. 대한항공 측은 "규정상 심판 판정이 맞다"고 인정했다.
여기서 경기 분위기가 현대캐피탈로 완전히 넘어갔다. 현대캐피탈 레오가 대한항공 러셀의 백어택을 블로킹해 20-21로 앞섰고, 22-22에서는 현대캐피탈 최민호가 대한항공 정지석의 백어택을 블로킹해 22-23이 됐다. 이후 대한항공 임재영과 러셀의 연속 공격 범실이 나오면서 22-25로 세트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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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난 감독은 경기 뒤 "(김)규민이는 엘레강스하게 상대에게 존중을 표시했다. 우리 선수들에게 내가 요구하는 행동이다. 모든 선수들에게 강조하고,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격려했다.
강팀들의 대결이다 보니 중요한 상황에 비디오판독으로 판정이 번복되면서 흐름이 바뀌는 경우가 잦았다.
헤난 감독은 "사실 오늘(16일) 같은 경기는 심판들에게 너무 힘든 경기다. 워낙 타이트한 경기고, 심판 판정을 내리는 게 어렵고 조심스러웠을 것이다. 이런 판정은 충분히 경기 중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사자인 김규민은 "팀에 미안했다. 그 상황이 네트 터치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성격이 원래 조금 빨리 빨리 (사과를) 해야 하고,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 다시 그런 상황이 와도 똑같이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네트 터치는 팀에 많이 미안하다"고 이야기했다.
김규민은 이날 블로킹 3개를 포함해 11득점을 기록했다. 김규민은 5세트 12-5에서 신호진의 백어택을 블로킹하면서 크게 포효했다. 현대캐피탈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는 결정적인 가로막기였다.
김규민은 "(정)지석이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고 하더라. 이겨서 기분 좋게 이야기하지만, 졌다면 나로 인해 경기 흐름이 바뀌어서 미안해하고 자책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3세트를 내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했다. 생각 안 하고 경기를 하려고 했는데, 마음에 안 담고 있었다면 거짓말이다. 도울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했다"고 답하며 안도하는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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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