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들은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귀여운 아역 배우들을 바라보며 '아빠 미소', '엄마 미소'를 짓곤 한다. 스크린에서도 마찬가지다. 많은 아역 배우들이 성인 못지 않은 연기력으로 보는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한다. 김유정, 여진구, 김소현, 박지빈 등이 우리에게 익숙한 아역 스타들이다. 어엿한 남자로 성장한 유승호 역시 아역 출신이다. 그런데 이들을 보며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아역들의 출연료는 얼마나 되며, 어떤 과정을 거쳐 캐스팅되는 것일까? 아역들의 세계를 살펴봤다.
MBC 드라마 '보고싶다'에 출연한 여진구(왼쪽)와 김소현.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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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아역 출연료, 성인 부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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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 배우들의 출연료는 어느 정도 될까? "아이들이 많아 받아봤자"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터. 하지만 '잘 나가는' 스타 아역들의 경우, 웬만한 성인 연기자보다 더 많은 돈을 받게 된다. 물론 아역의 인지도나 인기에 따라서 지급되는 금액은 천차만별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영화 속 비중과 해당 아역의 인지도에 따라 출연료는 다르다. 영화 한 편당 1000만원 이하를 받는 아역부터 약 5000만원을 받는 아역까지 다양하다"라고 밝혔다.
연예계 관계자는 "드라마의 경우, 인지도가 없는 일반 아역은 방송사에서 정해진 출연료 등급에 따라 돈을 지급받는다. 반면 유명 아역 스타는 회당 개런티 계약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적게 받는 아역과 많이 받는 아역의 출연료는 약 40~50배 차이까지 난다고 볼 수 있다. 10만원대를 받는 아역도 있고, 유명 아역은 회당 300~400만원 이상을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비교적 인지도 있는 아역들의 경우, 드라마에 3~4회 정도 출연한다고 보면 드라마 한 편당 1000~2000만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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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어린이들의 출연료는 해당 프로그램에 협찬되는 문화상품권이나 도서상품권 등으로 대체되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들에게도 좋은 경험과 추억이 되는 만큼 "출연료를 달라"는 부모들의 요구는 없다는 것이 방송 관계자의 설명이다.
영화 '7번방의 선물'의 한 장면.
아역 캐스팅 과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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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드라마나 영화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소화할 아역을 발탁하는 건 쉽지 않은 일. 최근 개봉한 영화에서 주연급 역할을 맡았던 두 아역을 통해 아역 캐스팅의 과정과 기준을 살펴보자.
아역배우 갈소원은 '7번방의 선물'의 예승 역을 맡아 주목을 받았다. 이 영화는 개봉 6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흥행에도 성공했다. 갈소원의 캐스팅 과정은 이랬다. 우선, 제작사 측에서 700~800명의 아역배우 프로필을 받았다. 이후 1차로 이들을 추려 200명에 대한 오디션을 진행했다. 갈소원은 이 200대 1의 오디션을 당당히 뚫어낸 셈. 그런데 재밌는 건 연출을 맡은 이환경 감독이 갈소원에 대해 "연기는 꼴찌였다"라고 말한 것. 이 감독은 "소원이에게 노래를 시켰는데 맑은 음색으로 노래를 잘했다. 그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고 덧붙였다. 성인 연기자가 아닌 아역 배우였던 탓에 갈소원의 귀엽고 맑은 느낌이 통했던 셈이다.
'마이 리틀 히어로'의 지대한은 조금 특이한 과정을 거쳐 캐스팅됐다. 메가폰을 잡은 김성훈 감독이 자료 조사차 다문화 센터를 다니다 지대한을 만났다. 당시엔 지대한을 캐스팅할 거란 생각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아역 오디션을 진행한 뒤에도 지대한에 대한 좋은 느낌이 지워지지 않았다. 결국 김 감독은 연기 경험이 전혀 없는 지대한을 주연으로 캐스팅하게 됐다.
MBC '일밤-아빠! 어디가?'의 윤민수 부자. 사진=MBC
아빠와 아들 동시 캐스팅은 어떻게?
경우에 따라 부모와 아이가 함께 출연해야 할 때도 있다. MBC '일밤-아빠! 어디가?'(이하 아빠 어디가)와 SBS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이하 붕어빵)이 그렇다. 물론 이와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아이들은 전문적인 아역 연기자들이라고 보긴 어렵다. 부모와 아이의 동시 캐스팅은 어떻게 진행되는 걸까?
'아빠 어디가'의 김유곤 PD는 "아빠와 아이의 관계를 고려하게 된다"며 "윤민수는 젊은 아빠고 성동일은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아빠다. 이 둘이 대비를 이룰 수 있다. 또 송종국의 경우엔 딸바보다. 이처럼 다양한 유형의 아빠가 있다"고 했다. 이어 "이와 같이 대강의 큰 그림을 그린 다음에 캐스팅을 한다. 아이들과 함께 만나보고 캐스팅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붕어빵'의 최원상 PD는 "본인이 '놀러와'를 좋아하고, 일반 아이의 순수하고 엉뚱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아이가 캐스팅 1순위"라며 "예쁜 아이들만 캐스팅하려고 하진 않는다. 그런 점에서 아이들이 출연하는 다른 프로그램과 '붕어빵'이 차별화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를 설명하면 아이의 출연에 흔쾌히 동의하는 부모들이 많다. 섭외 과정에서 만약 부모가 '우리 아이는 방송에 노출되는 것이 싫다'는 엄마, 아빠로서의 마음이 확고하다면 무리하게 섭외하진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