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야 강팀이다."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속담이 있다. LG의 숙원사업인 4강 진출에 성공하기 위한 조건을 잘 설명해주는 속담이다. 선수들의 재능은 넘친다. 하지만 이 재능들이 하나의 팀으로 뭉쳐지지 않는다면 결국 장기전에서 승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본인들 스스로 잘 알고있다.
잘 짜여진 하나의 팀이 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어렵지 않다. 타선을 예로 들어보자. 1번부터 9번까지 각자 타순에 어울리는 역할을 해주면 된다. 테이블세터와 하위타선에 배치된 타자들은 공을 맞히고 출루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그렇게 주자가 모이면 중심타자들이 시원한 스윙으로 주자들을 불러들이는게 가장 이상적이다.
그렇다면 그동안 LG에 가장 부족했던 요소는 무엇일까. 김무관 타격코치는 "누상에서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빠른발을 갖춘 선수들이 있어야 진정한 강팀"이라고 설명했다. 올시즌 KIA를 봐도 김주찬이 부상을 입기 전까지 이용규-김주찬 테이블세터의 시너지 효과가 엄청났다. 김주찬의 부상 공백이 예상됐지만 대체자원으로 투입된 신종길은 발만 놓고 보면 김주찬보다 더 빠른 선수. 최근 무서운 타격감을 보여주며 재평가받고 있다. 반대로 한화를 보자. 한화 코칭스태프는 "1번 타순에서 상대를 흔들 타자가 없다"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이대수를 1번타자로 기용하고 있는데 그나마 타격이 좋고 출루율이 높아서다. 상대적으로 발이 느린 이대수는 출루를 해봤자 상대 배터리와 수비에 압박감을 주지 못한다는 평가다.
LG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대형이라는 대도가 있었지만, 지난 몇년 간 그 외에 주루 능력이 돋보이는 다른 선수들이 눈에 띄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대형마저 2010년 3년 연속 60개 이상의 도루를 기록한 후 하락세다. 적극적인 주루플레이 없이는 정규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때문에 김기태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올시즌 뛰는 야구를 강조하고 있다. 타격, 주루 능력을 모두 갖춘 오지환을 1번으로 전진배치 한 것과 정주현, 문선재, 김용의 등 발빠른 신진급 선수들을 적극 활용하는 가장 큰 이유다. 성과도 좋다. 8일 기준으로 11개의 팀 도루를 성공시켰다. 롯데, KIA에 이은 3위 성적이다.
오지환, 정주현, 문선재가 각각 2개씩의 도루를 기록하며 발야구를 이끌고 있다. 승부처에서 투입되는 대주자 양영동의 역할도 쏠쏠하다. 또, LG의 중심타선을 구축하는 박용택, 정성훈, 이진영은 상대적으로 발이 빠른 중심타자들이다. 여기에 부상 중인 이대형까지 돌아온다면 LG는 9개 구단 중 어느 구단 부럽지 않은 발야구 라인업을 구성할 수 있게 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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