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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푸는 것만큼, 확실한 건 없다. 검증된 선수들을 사 모으는 것이야말로, 단기간에 팀을 개혁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다. 하지만 다저스는 검증된 선수들 외에 물음표가 붙은 선수들까지 거액을 주고 데려왔다. 바로 류현진(26)과 야시엘 푸이그(2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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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동메달에 기여한 푸이그는 쿠바리그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뒤, 계속해서 '탈출'을 시도했다. 수많은 쿠바 출신 선수들이 그러했듯, 망명을 통해 거액을 쥘 수 있는 메이저리그에서 뛰길 원했다. 결국 지난해 멕시코로 망명하는데 성공한 푸이그는 다저스와 7년간 4200만달러(약 470억원)의 대형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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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는 시즌 초반부터 주전들의 부상 악령에 시달리며 최악의 성적을 보이고 있다. 8일 현재(이하 한국시각)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연봉 총액 1위의 위상과는 분명 거리가 먼 성적이다. 하지만 근심이 많았던 구단주 그룹에게 미소가 번지고 있다. 류현진과 푸이그의 활약이다.
이제 막 빅리그에 데뷔한 푸이그의 임팩트는 엄청나다. 매일 등판할 수 없는 선발투수인 류현진과 달리, 매일 나서는 야수기에 푸이그의 활약이 주는 효과는 더욱 극적이다.
마이너리그에서 성실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난폭운전으로 체포되는 등, 푸이그는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선수의 전형을 보였다. 하지만 맷 켐프와 칼 프로포드의 부상, 안드레 이디어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푸이그를 부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왔고, 마침내 지난 4일 데뷔전을 갖게 됐다.
4일 샌디에이고와의 데뷔전서 4타수 2안타에 경기를 끝내는 보살까지 선보인 푸이그는 다음날엔 연타석홈런을 쏘아올리며 4타수 3안타 2홈런 5타점의 '괴물' 같은 활약을 펼쳤다. 7일 애틀랜타전에선 1점차의 아슬아슬한 리드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스타 기질'을 과시했다.
8일 애틀랜타전은 다저스 구단주 그룹을 웃게 만든 결정적인 하루였다. 이날은 현지에서도 류현진과 푸이그가 처음으로 동시 출격하는 날로 주목을 받았다. '한국산 몬스터'와 '쿠바산 몬스터'가 나란히 그라운드에 섰다.
1점만을 내주며 호투했지만, 다저스 타선이 점수를 내지 못하면서 류현진이 패전 위기에 몰리나 싶었다. 하지만 6회말 2사 후 푸이그는 동점 솔로홈런을 날렸다. 다저스는 연장 10회 끝내기 폭투로 2연승을 달렸다. 스스로 밥상을 차린 류현진과 푸이그가 다 해치웠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푸이그는 이 홈런으로 메이저리그 역사상 두번째로 데뷔 후 5경기서 4홈런을 터뜨린 주인공이 됐다. 지금까진 2005년 마크 제이콥스(4경기 4홈런)이 유일했다. 또한 10타점을 올리면서 1951년 잭 머슨과 2010년 대니 에스피노자와 나란히 데뷔 후 5경기 최다타점 타이기록을 이뤘다.
푸이그는 홈런을 때려낸 뒤 덕아웃으로 들어와 류현진과 특별한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다른 선수들과 하이파이브하며 기쁨을 나누던 푸이그는 류현진을 발견하자, 손바닥을 맞부딪힌 뒤, 노를 젓고 헤엄을 치는 '수영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류현진의 통역인 마틴 김이 에스파냐어에도 능통해 푸이그의 통역까지 맡게 되면서 둘의 친분이 돈독해지고 있다. 게다가 둘은 영어에 약한, 타국 리그 출신의 신인이라는 공통점까지 있다.
류현진과 푸이그는 다저스의 '미래'와도 같다. 구단 역시 그런 안목으로 둘의 영입에 거액을 베팅했다. 검증되지 않았던 두 대형신인의 맹활약, 둘 덕분에 다저스는 최하위의 성적에도 기분 좋게 웃을 수 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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