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실함이 필요하다."
황선홍 포항 감독(45)에게 노병준(34)에 대해 묻자 내놓은 답이다.
노병준은 후반기 K-리그 클래식을 앞두고 절치부심 했다. 3주간의 휴식기는 부활을 위한 마지막 기회였다. 포항 송라클럽하우스와 경기도 가평으로 이어진 훈련에서 묵묵히 땀을 흘렸다. 그라운드 위에서 활기찬 수다로 팀을 이끌던 모습은 자취를 감췄다. 포항 구단 관계자는 "후반기를 향한 각오가 대단하다. 외부 인터뷰 요청도 정중히 사양하고 운동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항은 올 시즌 맏형 노병준이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량 뿐만 아니라 순수 국내파로 다진 스쿼드를 뭉치는 힘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전반기 성적표는 초라했다. 지난 1일까지 포항이 치른 14경기 중 9경기에 나섰으나, 단 한 개의 공격포인트도 작성하지 못했다. 선발 출전은 고작 3번 뿐이었다. 투지 실종이 무엇보다 아쉬웠다. 생각없이 던진 트위터에서의 한 마디는 비난의 집중포화로 돌아왔다. 황 감독에게 불려가 호되게 야단도 맞았다. 맏형의 체면이 서지 않았다. 그라운드 안팎이 시련이었다.
전반기를 마친 황 감독은 노병준에게 절실함을 돌파구로 제시했다. 어린 후배들과 견줘도 손색이 없는 기량 뿐만 그라운드에 서겠다는 열망을 보고자 했다. 전반기 부진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다만 상황을 이겨내는 답은 본인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베테랑의 힘을 믿었다.
팀 내 경쟁구도는 어렵다. 측면과 중앙을 모두 커버하는 고무열과 올 시즌 특급활약 중인 조찬호 신진호 등 젊은 후배들이 돋보인다. 그럼에도 노병준 카드의 효용가치는 높다. 후반기 초반 일정이 녹록지 않다. 서울 전북 성남 수원과 차례로 맞붙는다. 황 감독은 이들과의 맞대결에서 노병준의 활약이 나오길 바라고 있다. 팀 전체의 사기를 북돋우는 효과 뿐만 아니라 로테이션 운영에도 힘을 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황 감독은 "전반기와 비교해 변화를 줄 만한 여건이 아니다. 리그 일정은 더욱 험난해졌다"며 "(노병준 같은) 베테랑 선수들이 제 몫을 해준다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라톤과 같은 한 시즌이다. 정상에 서기 위해서는 패기와 끈기만 필요한게 아니다. 노련한 베테랑의 역할도 중요하다. 노병준의 부활은 포항의 후반기 순항과 맞닿아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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