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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부터 시작된 수족구병, 장마철인 요즘 '더 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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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영등포구에 사는 김민지씨(여·36). 평소처럼 어린이집 등원을 위해 딸아이를 깨우다 손에 난 작은 물집을 보고 깜짝 놀랐다. 동글동글한 수포 여러 개가 나있었기 때문. '수두에 걸린 건가' 싶어 그 길로 곧장 대학병원 피부과를 찾았다. 진단 결과 큰딸 수아의 병명은 수족구병이였다. 수족구병은 바이러스의 감염에 의한 질환으로 초등학생이나 취학 전 어린이에게서 주로 생기는 전염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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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고 습한 날씨에 '감염병 발병률' 증가

연일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건강에도 비상이 걸렸다. 바이러스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오래 지속되면서 감염병의 발병률이 높아진 것. 특히 면역력이 약하고 어린이집, 유치원과 같이 집단생활을 하는 어린이들은 수족구병, 구내염과 같은 감염병에 걸리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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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의 한 대학병원은 수족구병과 구내염의 증상을 보이는 소아 환자의 방문이 대폭 늘었다. 이 병원 관계자는 "단순 고열을 호소하는 소아가 많았던 지난달과 달리 이달 들어서는 감염병으로 인한 발열 환자가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신선희 교수는 "이달 초부터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면서 바이러스와 곰팡이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돼 감염병 환자도 늘었다"며 "바이러스와 세균, 곰팡이에 감염돼도 잠복기가 있지만 수포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알아채기 쉽지 않아 전염시키는 경우가 많아 환자수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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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봐줄 곳 없는 직장인 여름휴가 앞당겨 쓰기도

이들 질병 모두 전염 가능성이 높다 보니 맞벌이 부부들 역시 걱정이 커지고 있다. 수족구병은 지정감염병으로 회복하기 전까지 타인과의 접촉을 피해야 하는 만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원을 삼가야 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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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딸을 데리고 병원을 찾은 김소영(34?여)씨는 "어린이집에 다니는 큰 아이가 친구에게 옮아 수족구병에 걸렸다. 맞벌이 중이라 아이를 봐줄 곳이 어린이집밖에 없는데 등원을 하면 다른 아이들에게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어 8월 초로 예정했던 여름휴가를 서둘러 쓰고 아이 둘을 돌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수족구병 여전히 '유행'

만 6세 이하의 어린이에게 흔히 발생하는 수족구병은 병명 그대로 손과 발, 하지, 입 속에 4~8㎜ 정도 크기의 수포와 궤양, 물집이 생기는 질병이다. 콕사키 바이러스 A16, 엔테로 바이러스 71형과 같은 장 바이러스가 원인이며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철에 주로 극성을 부린다. 특히 최근에는 지구온난화로 여름이 일찍 시작되면서 유행 시기도 예년보다 1~2개월 빠른 현상을 보인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5월 19일부터 25일 동안 전국의 395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수족구병 환자수를 조사한 결과 1000명당 4.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다행히 수족구병은 2차적으로 감염되지 않는 한 1주일 정도면 자연적으로 치유된다. 그러나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거나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는 뇌막염과 뇌염, 마비성질환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져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지난 1997년과 1998년에는 말레이시아와 대만에서 엔테로바이러스 71형 'Enterovirus, EV'에 감염돼 50명과 78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닮은 듯 닮지 않은 수두와 수족구병

수족구병은 증상과 특징이 수두와 비슷해 쉽게 혼동한다. 우선 바이러스성 질환이라는 점과 전염성이 강하고 발열과 수포를 동반하는 질환이라는 특징이 같다. 대부분 1~2주 이내에 자연 치유된다는 점과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 또는 만 6세 이하의 유아에게서 잘 나타난다는 사실, 질환 자체로는 위험하지 않지만 합병증이 더해질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점도 공통적이다.

다른 점도 많다. 가장 큰 차이점은 발병시기다. 수두가 주로 겨울철에 유행하는 반면 수족구병은 여름철에 발병률이 높다. 기본 예방접종에 포함돼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한 수두와 달리 수족구병은 현재까지 예방주사가 없다. 잠복기가 있다는 사실은 같지만 그 기간이 수두는 10~21일, 수족구병은 3~5일이라는 점도 다르다.

수포가 어느 곳에 먼저 생겼는지만 따져봐도 두 질환의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 수두는 수포가 몸통에서 시작해 팔과 다리로 번지는가 하면 수족구병은 입과 손, 발, 엉덩이에 주로 생긴다. 가려움증도 수두는 심하지만 수족구병은 거의 없는 편이다.

감염경로도 차이가 있다. 수두는 호흡기와 피부접촉에 의해 감염되는 반면 수족구병은 분변 경구감염을 통해 전염된다. 또 수두는 한 번 걸리면 재감염될 가능성이 매우 적지만 수족구병은 몇 번이고 감염이 가능하다.

신선희 교수는 "수두와 수족구병은 유사한 점이 많지만 유행시기나 감염의 재가능성 여부, 잠복기 등이 다르다. 또 감염병이라는 사실은 같지만 수두는 2군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돼 있어 환자 발생 시 반드시 격리해야 하는 반면 수족구병은 지정감염병으로 유행 시 또는 고위험환자가 있을 때만 격리하면 된다"고 말했다.

내 아이의 입 속을 침투한 괘씸한 바이러스 '구내염'

기온과 습도가 높은 여름철 아이들 건강을 위협하는 질환은 수족구병 말고도 또 있다. 입안 점막에 수포가 생기는 구내염이 그것.

말 그대로 입 속에 염증이 생긴 질환을 일컫는 구내염은 수족구병과 같이 콕사키 바이러스와 같은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에 감염돼 발병한다. 이 때문에 바이러스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인 여름에 주로 유행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 동안의 자료에 따르면 구내염은 한해 중 6~8월에 진료받은 환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진료인원은 2007년 81만2000명에서 2011년 98만9000명으로 21.8% 가량 증가했고 2011년의 경우 성별로는 여성이 12만명 정도, 연령별로는 0~9세가 18%로 가장 많았다.

구내염은 수족구병과 유사한 점이 많다. 유아에게서 잘 나타난다는 점과 별다른 치료 없이 1주일 정도면 저절로 낫는다는 것, 발열과 같은 동반 증상이 있고 침이나 공기를 통해 전염된다는 점이 공통된다. 피곤하면 더 쉽게 전염된다는 것도 같다.

그러나 물집이 입뿐 아니라 손과 발, 엉덩이까지 생기는 수족구병과 달리 구내염은 혀와 잇몸, 입술과 볼 안쪽에서만 나타난다.

100번 강조해도 부족한 '손씻기'로도 예방 가능

무더위와 장마가 이어지는 여름철 감염병으로부터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바이러스와 세균이 우리 몸으로 침투하는 가장 큰 경로인 손을 자주 씻고 아이의 분변관리도 철저하게 해야 한다.

입안과 몸, 손, 발과 같이 몸에 수포가 생겼을 때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하게 치료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잠복기다. 따라서 특이 증상이 없더라도 평소 잘 먹던 아이가 음식을 거부하거나 목 통증을 호소한다면 수족구병과 구내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감염병에 걸린 어린이가 어린이집, 유치원과 같이 단체생활을 한다면 전염성이 사라질 때가지 등원을 삼가 더 큰 피해를 막아야 한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도 환자 발생 사실을 학부모에게 알리고 장난감을 소독하는가 하면 아이들의 분변관리를 보다 완벽하게 해야 한다.

신선희 교수는 "아이들은 어른보다 면역력이 약하고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단체생활을 많이 하는 만큼 한 번 발병하면 전염돼 계속 유행하는 경향이 있다. 부모는 아이에게 손 씻기의 중요성에 대해 교육하고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증상이 있을 경우 빠른 시간 내에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합병증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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