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하고도 연락하지 않았다."
팀성적이 만족스럽다면 얼마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을까. NC와의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된 4일 창원 마산구장. 전날 통산 1500승을 달성한 한화 김응용 감독은 평소와 다름없이 조용히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봤다.
김 감독은 "성적이 지금 이런데 1500승 같은 것을 따질 때가 아니다. 누구나 오래하면 세울 수 있는 기록이다. 난 운이 좋았을 뿐이다"라며 담담하게 말했다.
전날 경기가 끝난 뒤 김 감독은 몇 통만 통화를 하고 전화기를 껐다고 한다. "여기저기서 전화가 올 것 같아서 몇 통만 하고 껐다. 김영덕 감독한테 축하 전화가 왔더라. 가족들하고도 연락하지 않았다. 내일 경기가 있으니 일찍 잠을 잤다"고 했다.
이어 김 감독은 "1500승 때문에 팀에 피해가 가는 것 같아 미안했다. 우승을 하고, 성적이 좋아야 명예로운 기록인데 팀이 꼴찌를 하고 있는데 무슨 의미가 있나. 지금이 중요하다. 프로는 과거를 잊고 지금의 성적만을 본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1500승을 앞둔 최근 며칠 동안 기록 달성에 대한 언급을 최대한 자제했다. 팀과 팬들에게 미안하고, 쑥스럽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기록을 달성하고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관심사는 오로지 팀에 대한 고민뿐이었다.
김 감독은 "처음 해태에서 시작할 때 1년만 버티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첫 해 우승하고 나니까 계속 감독을 시키더라. 하지만 해태에서도 성적이 안 좋았을 때는 고비가 몇 번 있었다"며 "지금은 뭐 다른 것이 없다. 한화를 강팀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최소 4강에 들어야 강팀이라고 할 수 있다. 빨리 강팀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경기후 김 감독에게 기록 달성을 축하하는 꽃다발을 전한 NC 김경문 감독은 "김응용 감독님의 1500승은 정말 대단한 기록이다. 그런데 팀 성적 때문에 묻히는 거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창원=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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