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익은 인물이다.
2011년 세 번째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선 강원도 평창의 경쟁 상대는 독일의 뮌헨이었다. 당시 그는 뮌헨 유치단을 강력한 카리스마로 진두지휘했다. 그 때도 차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다.
현실이 됐다. IOC 119년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위원장이 탄생했다. 토마스 바흐(60·독일) IOC 부위원장이 세계 스포츠계의 수장에 올랐다. IOC는 11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제125차 총회에서 바흐 부위원장을 제9대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IOC 위원장의 임기는 8년이며 한 차례에 한해 4년 중임할 수 있다.
경쟁률은 역대 가장 높았다. 바흐를 비롯해 세르미앙 응(64·싱가포르) IOC 부위원장, 우칭궈(67·대만) 국제아마추어복싱연맹(AIBA) 회장, 리처드 캐리언(61·푸에르토리코) IOC 재정위원장, 데니스 오스발트(66·스위스) 국제조정연맹(FISA) 회장, 세르게이 붑카(50·우크라이나)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부회장 등 6명이 출마했다.
하지만 승부는 싱거웠다. 1차 투표에서는 과반 득표자가 나오자 않은 가운데 최소 득표에서 동률을 이룬 우칭궈 위원과 세르미앙 응 부위원장을 대상으로 재투표를 해 우칭궈 위원이 탈락했다. 새 위원장은 이어진 2차 투표에서 결정됐다. 바흐 위원장은 2차 투표에서 유효표 93표 중 절반이 넘는 49표를 얻었다. 캐리언 위원이 29표로 선전했지만 바흐 위원장을 뛰어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어 세르미앙 응(6표), 오스발트(5표), 붑카(4표) 순이었다.
바흐 위원장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IOC 위원장 자리를 차지했다. 그는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펜싱 남자 플뢰레 단체전에서 서독대표팀에 금메달을 안겼다. 1976년과 1977년 세계펜싱선수권대회 남자 플뢰레 단체전에서도 세계 챔피언 자리를 차지한 스포츠맨이다. 독일인으로서 최초의 IOC 수장이다. 독일인이 IOC 위원장에 도전한 것은 1980년 낙선한 빌리 다우메에 이어 바흐 위원장이 두 번째다.
1991년 IOC 위원에 선출된 바흐 위원장은 집행위원(1996∼2000년), 부위원장(2000∼2004년, 2006년∼) 등 IOC 내에서도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2인자'로 자리매김해 차기 위원장 후보 중에서도 선두 주자로 꼽혔다. 독일 바이에른주 뷔르츠부르크에서 태어난 바흐 위원장은 뷔르츠부르크 대학에서 법과 정치학을 전공하고 법학 박사학위까지 받은 변호사다. 2006년에는 통합 독일 올림픽위원회(DOSB) 초대 회장으로 추대됐다.
바흐 위원장은 새 수장으로 호명된 뒤 "IOC는 아주 훌륭하고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다. 올림픽의 밝은 미래를 위해 조화를 이뤄 함께 연주하자"며 "앞으로 여러분을 위해, 그리고 여러분과 함께 일해나가겠다. (내 집무실) 문과 나의 귀와 마음은 항상 열려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케냐 육상의 영웅 폴 터갓(44) 등 9명의 IOC 위원도 새롭게 선출됐다.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위원장의 뒤를 이어 2001년부터 12년 동안 IOC를 이끌어온 자크 로게(71·벨기에) 위원장은 명예위원장으로 추대됐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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