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응용 감독이 1루수들에게 '미트'를 뺏었다?
13일 창원 마산구장. NC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한화 김응용 감독은 수비훈련을 마치고 들어온 내야수 전현태를 불러 세우더니 "미트 말고 그냥 원래 쓰던 글러브 껴"라고 말했다. 전현태는 최근 1루수로 나서고 있다. 도대체 왜 김 감독은 1루수에게 1루 미트를 끼지 말라고 했을까.
야수들의 글러브 중 포수와 1루수는 '미트'로 불린다. 일반 글러브와 달리 위아래가 두텁다. 포구에 용이한 구조다. 투수의 공을 받는 포수와 내야수들의 송구를 받는 1루수는 다른 내야수들에 비해 포구가 중요하다. 작고 얇은 글러브 대신 두툼한 미트를 착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최근 1루수들에게 미트 대신 글러브 착용을 주문하고 있다. 전날 수비훈련을 한 오선진에게도 같은 주문을 했다.
이유가 궁금했다. 김 감독은 전현태와 오선진에게 이런 주문을 하는 데 대해 "야수들은 자신의 손에 맞게 길들여온 글러브가 있다. 어색한 1루수 미트 보다는 차라리 예전의 작은 글러브가 낫다"고 설명했다.
1루수가 1루 송구를 받는 게 주업무긴 하지만, 내야 수비를 안 하는 게 아니다. 좌타자의 증가로 3루 만큼이나 강습타구도 많다. 전문 1루수가 아닌 전현태나 오선진의 경우 손에 익숙한 글러브를 쓰는 편이 낫다. 수비에서 실수가 줄어들 수 있다.
사실 이는 주전 1루수 김태균의 공백 때문에 생긴 일이다. 김태균은 갈비뼈 골 타박상으로 언제 복귀할 지 모르는 상태다. 한화는 김태균이 부상으로 빠진 지난달 22일 이후 15경기서 4명의 1루수를 선발기용했다. 이양기가 8경기, 김태완이 4경기, 전현태가 2경기, 오선진이 1경기 선발 출전했다. 결국 같은 내야수지만, 다른 포지션을 주로 봐왔던 전현태나 오선진이기에 생긴 문제다.
한편, 김 감독은 메이저리그와 국내 선수들의 차이도 언급했다. 국내 야수들 중엔 손에 장갑을 끼고, 글러브 밖으로 검지를 빼서 착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김 감독은 장갑 없이 맨손으로 다섯 손가락을 모두 글러브 안에 넣고, 글러브를 더욱 타이트하게 길들이는 메이저리거들의 방법이 낫다고 했다. 볼집을 확실하게 만들어 포구 뒤 손바닥에서 바로 송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반대로 장갑을 끼고 글러브 밖으로 검지를 빼는 경우, 손가락을 이용하기 보다는 글러브의 앞부분을 써 포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송구 시에도 글러브 안에서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다.
물론 선수들 마다 선호하는 방법이 다르다. 양쪽 모두 장단점을 갖고 있다. 김 감독은 글러브를 자기 손에 꼭 맞게 길들여 쓰는 선수들의 노력을 바라는 듯 했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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