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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도 계속 떨어지니까 얼굴이 안예뻐서 그런가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얼굴이 안보이면 가능성이 있을까해서 성우 시험도 봤지만 떨어지더라. 그래서 방송쪽이 나랑은 연이 아닌가보다며 접으려고 하는데, 나이가 서른이 됐죠. 아버지가 '내 딸이지만 재혼자리밖에 없다"며 말할 정도였어요. 그때 서른은 노처녀 취급을 받았거든요..결국 결혼부터 했죠. 그러다 결혼하고 시댁에 살다가 쇼호스트 모집 공고를 보게 됐어요. 대상 연령이 26세부터 45세까지더라고요. 거기다 결혼 유무도 관계없다고 하고, 95년도 당시에 나이와 결혼 유무가 상관없는 전형이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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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그쵸. 그날 오후 3시에 원서 마감인데 오전부터 서둘러서 가까스로 냈어요. 이미 마감됐는데 넣게 해달라고 사정했었죠. 그때 전신 사진을 내라고 했는데, 없었어요. 결국 사진관에서 급하게 촬영했는데, 정육점 앞에서 찍었더라고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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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그쵸. 마감 시간이 얼마남지 않고, 친정집 앞에 있는 사진관에서 찍었는데, 나중에 찍고 나서야 정육점 앞에서 찍은 것을 알았죠. 이미 그때는 늦었고요. 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접수대로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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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네. 다들 예쁘게 찍었는데, 저만 화장도 초라하고 그랬으니 오히려 눈에 띄었죠. 합격하게 됐죠.
유- 시어머니의 반대가 굉장했어요. 아니, 제가 일하는 것을 주변에서 찬성하는 사람이 없었네요. 저희 남편, 시어머니, 친정에서도 반대했으니까요. 저희 남편이 딸 넷에 막내 아들이었어요. 시아머님이 어렵게 의대 공부까지 시켰고요. 그때는 '의사 남편이 뭐 대단하다고, 나 취직할 때 보태준 것 있나'란 생각했지만 사실 이젠 시어머니 마음도 이해가 가요. 당시 의사한테 갈 때는 열쇠 3개 가져간다고 했는데, 저는 그런 것도 없었고요. 집도 없었고, 차는 제가 쓰던 차를 조금 넓혀서 신랑이 쓴 정도가 다 였어요. 결혼할 때 나이도 많아서 반대 많이 하셨죠. 그때는 서른이면 노처녀였거든요.
박- 마음 고생이 많았겠네요.
박- 소박을 맞은 거네요.
유- 소박이란 생각은 못했는데, 그러네요. 남편이 레지던트 때라 3일에 한 번씩 들어왔어요. 그래서 저랑 어머니가 둘이서 밥을 먹었는데요.어느 날은 어머니가 '난 처음부터 니가 마음에 안들었다. 애도 들어서지 않고, 너는 일 욕심이 많은 것 같다. 나가라'고 하셨어요. 그 앞에서는 눈물이 안나오더라고요. 사실 더 심한 말씀도 했지만 체감이 안나서요. 결국에는 이혼도 안하고, 일도 포기하지 않으니까 시어머니가 쫓아냈죠. '오늘 너희들이 나가면 앞으로 같이 살 일 없을 것이다. 혹시라도 아이가 생긴다해도 애 맡길 생각하지마라. 내가 진짜 힘들 때 아니면 너희랑 살자고 할 생각 없다'고 하셨죠. 그렇게 저희는 청담동에서 일산으로 이사를 갔어요.
정리=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
(3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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