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012년 여름, K리그는 '학범슨' 김학범 감독의 귀환으로 뜨거웠다. 수석코치로 성남일화의 역사상 두 번째 3연패(01, 02, 03)를 보좌한 뒤 2006 시즌엔 수장으로서 직접 팀에 일곱 번째 별을 안긴 그였다. 당시 김두현을 꼭짓점으로 두고 김상식-손대호 라인으로 지탱한 정삼각형 미드필더 조합은 상대 팀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이를 바탕으로 톱니바퀴처럼 맞아들어간 쓰리톱과 플랫 4의 탄탄한 균형은 2006 독일월드컵을 준비하던 딕 아드보카트의 레이더망에도 걸린 바 있었다. 당시에는 이를 두고 중원 조합을 역삼각형에서 정삼각형으로 뒤집은 '4-3-3(의 변형) 형태'로 표기하곤 했다.
Advertisement
박항서 감독, "수비 축구라고 해도 일단은 살고 볼 일이다."
Advertisement
하지만 이들을 향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았다. 말이 플랫 3이지, 사실상 좌우 윙백이 모두 내려앉은 플랫 5에 가까운 형태였기 때문. 전력의 열세에 놓인 팀들이 주로 이 시스템을 활용하다 보니 볼은 중앙선을 넘기 어려웠고, 자연스레 주도권을 내주며 수비적으로 밀려버렸다. 3-4-3이라고 말한 시스템은 5-4-1로 변형되기 일쑤였으며, 2011년 당시 울산, 인천, 대전 등이 불러온 '수비 축구 논란'이 또 한 번 수면 위로 고개를 빼 들었다. 강등의 불안함을 지우려는 감독들은 '모험'보다는 '안정'을 택했고, 생존과 엮인 이 수비 형태는 '플랫 3=수비적인 전술=재미없는 축구'라는 등호 관계를 낳았다.
Advertisement
김상호 前 강원 감독(현 U-19 대표팀 감독)과의 일이다. 새로운 시즌을 구상하던 그는 전술판 위에 자석을 붙여가며 열변을 토하던 중 대뜸 "플랫 3, 플랫 4 중 무엇이 더 수비적인 전술인지 아느냐."라고 물었다. 이어 "플랫 3는 수비가 세 명이고 플랫 4는 수비가 네 명인데, 어째서 전자가 더 수비적이라고만 보는가"라고 덧붙였다. 2012 시즌 당시 4-4-2를 메인시스템으로 내세웠던 김 감독은 3-6-1(조광래 감독이 제시했던 3-4-2-1과 유사한 형태)의 서브시스템도 함께 고려하고 있었다. 미드필더층을 두껍게 배치하고, 패스를 잘게 주고받으면 상당히 재밌는 축구가 나올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 "플랫 3도 활용하기 나름"임을 역설했다.
이미 예고한 플랫 3를 어떻게 꾸밀지도 무척이나 기대된다. 측면에 힘을 싣는 3-4-3, 윙포워드를 중앙으로 좁힌 3-4-2-1, 공격형 미드필더 한 명을 투톱 아래 배치한 3-4-1-2, 수비형 미드필더를 한 명을 아래에 두는 3-5-2(3-1-4-2) 형태가 가능하다. 또, 정통 수비수 세 명을 아래에 배치하느냐, 아니면 수비형 미드필더에게 두 명의 중앙 수비 사이를 오가게 하느냐에 따라서도 나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플랫 3가 발산한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그림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피치 위에서 벌어질 전술 싸움은 K리그의 빛깔을 더욱 다채롭게 만드는 '보랏빛 소'가 될 것이다.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