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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간 떨어질 뻔했다. 전반 1분 상대의 전방 압박에 붕괴된 그 순간, '안필드 참사'가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이 장면엔 선수의 특성이 그대로 묻어난다. 오른발을 주로 활용하는 선수는 시야를 확인할 때에도, 등을 지고 돌 때에도 왼쪽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아르테타도 마찬가지.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 캐릭의 접근을 인지한 이 선수는 오른발로 패스를 받는 동작 중 오른쪽에서 다가오는 상대의 움직임을 읽지 못했다. 반페르시의 슈팅 조준이 제대로만 됐다면 시작부터 맥없이 무너질 가능성이 농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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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에 몰두했던 상대에게는 (재)역습이 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역습을 활용한 빠른 공격 전환도 체력 저하 탓에 무산됐다. 동료의 지원을 제때 받지 못한 드리블러는 상대 수비 2~3명에게 몰려 울며 겨자 먹기로 죽은 공간에 빠졌다. 게다가 지루의 머리를 겨냥한 측면 크로스 패턴도 승리를 보장하지는 못했다. 더 큰 문제는 죽음의 일정. 오늘 맨유전(리그)에서 총력전을 벌인 아스널은 17일 리버풀전(FA컵), 20일 뮌헨전(챔피언스리그)을 소화해야 한다. 무엇 하나 가벼이 여길 수 없는 상황에 2선의 마법도, 최전방의 묵직함도 힘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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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없이 조심스러웠다. 챔피언스리그는커녕 유로파리그도 간당간당한 마당에 원정에서의 정면 승부는 꽤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수비 네 명, 미드필더 네 명에 루니-반페르시까지 내려온 맨유는 9~10명의 숫자로 기본 수비 전형을 꾸렸다. 하파엘 대신 퍼디난드가 들어오며 수비진에 변화가 생겼지만, 크게 동요하지는 않았다. 비디치는 지루를 상대로한 공중전에서 승리했고(데헤아와 비디치 사이로 떨어진 사냐의 크로스는 아찔했다), 데 헤아는 슈퍼세이브로 승부의 균형을 지탱했다. 수비만 잘 되면 지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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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으로 좁힌 발렌시아도 문제였다. 오른발을 고집해온 발렌시아가 횡으로 꺾었을 때에는 플레이의 선택지가 극히 제한된다. 왼발로 직접 슈팅을 노릴 수도 없는 데다, 동료의 쇄도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면 그대로 낙동강 오리알이 될 수밖에 없었다. 측면을 살린다는 관점에서 클레버리의 역할도 아쉬웠다. 중앙으로 쏠린 마타와 발렌시아와 중복되기보다는 차라리 아래에서 측면 수비의 뒷공간을 커버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 맨유는 수비 숫자를 지키는 데 중점을 두면서도 효과적인 공격을 하고자 했고, 이 과정에서 에브라와 하파엘(스몰링)이 아래에 머물고서는 도저히 측면을 파괴할 수 없었다.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