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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트프로그램 때의 분위기상 좋은 점수를 기대하지도 않았다. 오직 금메달만 바라보고 온 것이 아니라 무덤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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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이다 보니 이번에 더 그런 것 같은데, 나는 아무 미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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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새벽(한국시각) 프리스케이팅 무대에 나선 김연아는 이미 심판, 점수, 메달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웠다. 그 어느 때보다 '프리'하게 날아올라, 자신의 모든 것을 미련없이 펼쳐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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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점 이상을 받아야만 역전이 가능한 상황, '디펜딩챔피언' 김연아는 흔들림이 없었다. 강한 상대를 만나면 더 강해지고, 불리한 상황에서 더 독해지는 '강심장'은 시종일관 똑같았다. 결과를 예감했지만, 주눅들지 않았다.피겨인생의 마지막을 수놓은 프로그램 '아디오스 노니노'에 맞춰 자신이 걸어온 길을 오롯이 펼쳐보였다. 17년 7개월을 함께한 스케이트와의 이별을 마지막 탱고 선율에 실었다. 아련한 눈빛, 단아한 손짓, 깔끔한 점프를 이어갔다. 12가지 과제를 모두 충실히 이행한 '클린'이었다. 얼음위 유려한 흐름에는 한치의 끊김도 주저함도 없었다. 똑딱똑딱 미션을 수행하기 바쁜 10대 에이스와는 클래스가 달랐다.
은메달 후 김연아는 남몰래 무대 뒤에서 눈물을 쏟았을 뿐 공식석상에선 의연했다. 기품 있고 당당했다. 판정에 대해서도 쿨하게 대처했다. 억울하다든지 속상하다든지 하는 흔한 표현조차 하지 않았다.돌이켜보건대, 그녀가 "억울하다"는 표현을 쓴 것은 쇼트프로그램 직후, 딱 한번뿐이다. "연습때 늘 클린을 했는데, 오늘 클린을 하지 못한다면 억울할 것같았다." 김연아에게 '억울하다'란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 때나 쓰는 말이다.
타인의 평가에 신경쓰지 않았다. 한점 부끄럼 없이 최선을 다했고, 체력적, 심리적 한계를 뛰어넘은 스스로에게 100점 만점에 120점을 부여했다. 그걸로 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