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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클레이가 첫 선을 보였다. 1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했다. 한화의 외국인 선수 세 명 중 첫 출전이다. 부상으로 인해 좌완투수 앨버스, 외야수 피에의 데뷔가 늦어졌다. 김응용 감독은 "나도 좀 보고 싶다"며 페이스가 느린 외국인 선수들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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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선을 보인 클레이의 피칭은 나쁘지 않았다. 알려진 대로 스피드보다는 컨트롤에 기반을 둔 투수였다. 특히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좌우 코너워크가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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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는 다양한 공을 구사했다. 직구 22개, 슬라이더 10개, 컷패스트볼 9개, 투심 6개, 체인지업 3개를 던졌다. 이중에서도 스트라이크존에 도달해 날카롭게 떨어지는 컷패스트볼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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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컷패스트볼을 우타자 바깥쪽으로, 또는 좌타자 몸쪽으로 자유자재로 던지는 게 인상적이었다. 컷패스트볼 만큼은 원하는 곳에 제구가 됐다. 종종 변화구가 스트라이크존 안쪽으로 몰리는 경우가 있었지만, 대체로 제구가 잘 됐다. 특히 NC 좌타자들을 상대로 한 집요한 몸쪽 승부도 빛났다. 제구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승부였다.
이어 "클레이는 직구 제구가 가장 좋다.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는데 최근엔 컷패스트볼을 주로 던진다. 자신의 피칭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하는 것 같다. 좌타자니까 무슨 공을 던진다가 아니라, 상대의 히팅포인트를 유도해내는 피칭을 한다"고 덧붙였다.
김응용 감독 역시 "첫 피칭 치곤 나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낮게 제구가 된 게 좋았다"고 했다.
한화 코칭스태프는 클레이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무엇보다 성실하고 태도가 좋아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정 코치는 "오키나와에서도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인데 본인이 던지기로 약속한 날이니 던지겠다고 하더라. 책임감이 있고, 성실한 신인 같다"며 웃었다.
클레이는 2회초 상대의 도루를 저지하기도 했다. 2사 후 손시헌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다음 타석에서 손시헌의 도루를 막아냈다. 상대의 스타트를 뺏어낼 정도로 수준급의 주자 견제 능력을 갖고 있었다. 또한 정확하게 바깥쪽 직구를 던져 포수의 손쉬운 2루 송구도 도왔다.
정 코치는 "외국인 선수임에도 슬라이드 스텝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게 장점이다. 직구는 무조건 1.30초 이내로 끊으려 한다"고 했다. 사실 외국인선수들이 국내프로야구에 고전하는 게 주자 견제 능력이다. 슬라이드 스텝이 빠르지 않으면 발빠른 주자의 도루를 막아낼 수가 없다. 클레이는 이 부분에서 어느 정도 합격점을 줄 만하다.
경기 후 클레이는 "전반적으로 투구 내용에 만족한다. 시즌을 위해 내가 세운 계획대로 잘 준비되고 있다. 제구력 향상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데 매경기 생각보다 제구가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압도적이진 않지만, 안정적인 클레이. 첫 피칭은 분명 희망적이었다.
대전=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