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을 주목하라!
'철퇴타카' 울산 현대는 올시즌 후반에 유독 돋보이는 경기를 했다.
울산은 18일까지 K-리그 두 경기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두 경기, 총 네 경기를 치렀다. 막강 화력으로 9골을 폭발시켰고, 물샐 틈 없는 수비력으로 단 1실점 밖에 하지 않았다.
눈길을 끄는 점은 9골 중 후반에 터진 골이 무려 7골이다. 지난달 26일 웨스턴 시드니(호주)와의 ACL 조별리그 H조 원정 경기에서 전반에 터진 두 골말고는 모두 후반에 골망이 흔들렸다. 8일 포항과의 2014년 K-리그 클래식 개막전에선 0-0으로 팽팽하게 흐르던 후반 37분 결승골이 나왔다. 12일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과의 ACL 홈 2차전에서도 후반 40분과 추가시간에 골이 터졌다. 또 16일 3대0으로 완승을 거둔 경남과의 클래식 2라운드에서도 3골 모두 후반에 기록됐다.
동전의 양면이다. 걱정스러운 면은 기복있는 경기력이다. '철퇴타카'가 30~40% 수준에 머물면서 전반에는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주전선수들의 떨어진 체력도 전반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는 이유다.
하지만 반대로 뒷심이 몰라보게 좋아졌다는 것으로도 평가할 수 있다. 지난시즌 우승의 9부 능선을 넘었던 울산은 포항과의 클래식 최종전에서 경기 종료 30초를 남겨두고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해 우승의 꿈이 날아간 바 있다.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 있는 울산이다.
'진격의 거인' 김신욱이 후반 달라진 팀 공격의 선봉에 서고 있다. 김신욱은 올시즌 벌어진 모든 경기에서 골맛을 봤다. 4경기 연속골이다. 모두 후반에 터뜨렸다. 프로 7년차 동안 체력적으로 가장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음에도 연속골 행진을 펼치고 있다. 1월 브라질-미국 전지훈련부터 2월 중국 전훈, 호주 ACL, 클래식 개막전 등으로 살인 일정을 소화하면서 골을 넣었다. 김신욱이 전반에 고전하는 이유는 상대의 협력 수비때문이다. 김신욱에게 공중이든, 땅으로든 공이 연결되면 2~3명의 선수들이 에워싸 강한 압박을 펼친다. 그러나 후반에는 상대 수비수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마련이다. 김신욱은 이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그래서 '스나이퍼형 골잡이'로 거듭났다. 많은 슈팅수를 기록하지 않고서도 골을 넣고 있다.
김신욱은 19일 귀저우 런허(중국)와의 ACL 홈 3차전에서도 '후반 사나이'로 활약할 전망이다. 이미 조민국 울산 감독은 지친 김신욱의 후반 기용을 천명했다. 이 체력으로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가 자칫 부상으로 이어지면, 팀과 선수에게 모두 '독'이 된다. 후반 '김신욱의 쇼타임'을 지켜보는 것도 귀저우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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