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지면 같이 죽자."
'꽃보다 할배' 박종환 성남FC 감독(78)은 26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수원 삼성과의 K-리그 클래식 4라운드를 앞두고 배수의 진을 쳤다. 그리고 일갈로 선수들의 필승의지를 불태웠다. 그만큼 절실했다. 박 감독은 앞선 세 경기를 복기하면서 하소연을 늘어놓았다. 좀처럼 바뀌지 않는 베스트 11에 대해서는 "바꿀 선수가 없다. 오죽하면 주전 멤버를 안바꾸겠는가"라며 반문했다. 이어 "대구 때는 창단 팀이라 오히려 팀을 만들기가 쉬웠다. 그러나 성남은 기존 선수들을 변화시켜야 돼 더 힘들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또 다른 푸념은 골침묵이었다. 박 감독은 "경기 내용은 괜찮은데 골이 안들어갔을 뿐"이라며 위안을 삼았다. 그러면서도 "스트라이커 김동섭의 움직임이 활발하지 못하다. 50%도 올라오지 않은 몸 상태 때문"이라며 무득점 원인을 진단했다. 성남은 지난 클래식 세 경기에서 골 결정력 부재로 FC서울과 함께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팀이었다. 박 감독은 부상 방지를 위해 발목 테이핑을 하는 선수들의 습관을 지적했다. "예전에는 테이핑을 잘 안했는데 요즘 선수들은 테이핑을 너무 세게해 발목 유연성이 부족하다."
하지만 이날 박 감독의 모든 고민이 해결됐다.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성남은 전반 21분 바우지비아의 선제 결승골과 전반 36분 김철호의 쐐기골로 2대0 승리를 거뒀다. 감격적인 승리였다. 올시즌 현장 지도자 복귀 전 마지막으로 대구를 이끌었던 2006년 11월 5일 광주상무전(1대0 승) 이후 무려 7년4개월 만에 맛본 승리였다. 박 감독은 승리를 확정지은 뒤 그라운드에 나서 먼저 팬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박종환표 김치찌개'도 효과를 봤다. 박 감독은 미리 선수들의 마음을 얻었다. 수원과의 결전을 하루 앞두고 또 다시 앞치마를 둘렀다. 선수들에게 정성이 담긴 '박종환표 김치찌개'를 선사했다.
승리를 향한 성남 선수들의 의지도 강했다. 선수들은 평소보다 슈팅 훈련을 두 배로 하면서 슈팅력을 가다듬었다. 박 감독의 생일이었던 9일 경남과의 시즌 개막전에서 승리를 선물하지 못했던 미안함도 털어냈다.
성남=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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