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 1번, 정근우 2번.
한화 이글스 이용규의 FA 몸값은 67억원, 정근우의 그것은 70억원이었다. 둘이 합쳐 137억원. 어머어마한 금액이다. 국내 프로축구에서 웬만한 시도민구단의 1년 예산을 뛰어넘는 돈이다. 한화는 지난 겨울 팀 체질 개선을 위해 선수단의 1,2번 테이블세터를 확 바꿔 버렸다. 둘다 태극마크를 달았고, 리드오프로 검증된 선수들이다. KIA에서 이용규를, SK에서 정근우를 FA로 모셔왔다. 정말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다른 팀들이 군침을 흘리기 무섭게 낚아챘다.
김응용 감독은 최근 부산 사직구장에서 "우리가 1,2번은 괜찮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이 정도 말했다면 아주 만족스럽다는 얘기다.
김 감독은 둘 중에 리드오프로 이용규를 선택했다. 정근우를 2번에 배치했다.
이용규는 "감독님 지시사항이기 때문에 시키는 대로 한다. 나는 (정)근우형이 뒤에 있어 좋은 점이 많다. 루상에서 플레이 하는데 편하다"고 말했다. 정근우는 작전 수행이 좋은 선수다. 앞 주자를 진루하기 편하게 만들어 준다.
정근우의 얘기를 들어봤다. "난 스타일상 2번이 맞다. 난 못 참는 성격이라 초구부터 마구 방망이가 나 간다. 하지만 용규는 기다릴 줄 도 알고 투수도 괴롭힌다." 정근우는 SK에서 주로 1번을 쳤었다.
2014시즌 초반이지만 한화의 두 테이블세터는 '밥상'을 잘 차려주고 있다.
이용규는 2일 현재 타율 3할, 정근우는 볼넷 7개, 출루율 5할2푼6리를 기록하고 있다. 이용규는 출루율(0.300)이, 정근우는 타율(0.250)이 조금씩 부족하지만 서로 보완해주면서 중심타자 피에와 김태균 정현석에게 득점권 찬스를 만들어주고 있다.
이용규는 지난해말 수술했던 어깨가 아직 온전치 않다. 그래서 컨디션이 100%가 아닌 상황이다. 아직 도루할 때 맘껏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못한다. 이용규는 2012년 44도루로 도루왕에 올랐었다. 정근우도 2009년 커리어하이인 53도루를 했을 정도로 빠른 발을 갖고 있다. 둘이 동시에 루를 훔치기 시작하면 상대 배터리는 무척 혼란스럽게 된다.
그럼 이용규-정근우 테이블세터는 국내 9팀 1,2번 랭킹에서 몇 위 정도 될까. 상위권에 있는 건 분명하다. 올해 팀들은 강한 테이블세터를 구성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LG 박용택-이진영 조합, 두산 민병헌-오재원 조합, 넥센 서건창-이택근 조합, KIA 이대형-김주찬 조합이 이용규-정근우 조합에 못지 않는 파괴력을 갖고 있다.
이용규-정근우 조합은 장타력이 약하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주루 능력은 이용규-정근우 조합이 가장 좋다. 타격 실력은 박용택-이진영 종합이 최고라고 볼 수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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