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보다 관계자들의 호평이 먼저였다. 천우희, 여전히 낯선 이름이지만, 2009년 '마더' 때부터 관계자들에게 읽히기 시작했다. 이후 그녀의 이름을 알린 작품은 영화 '써니'. 천우희는 이 영화에서 본드걸로 등장해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2013년 영화 '한공주'. 결코 쉽지 않은 연기를 쉽게 빠져들게 하는 재주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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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분들이 힘들지 않게 하려고 처음부터 마음을 단단히 먹었어요. 한달 정도 준비 기간이 있었는데, 그 기간동안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감독님은 최대한 자연스런 느낌을 원했던 것 같아요. 저의 평상시 생활 모습, 일상적인 대화들, 그런 부분에 편하게 수다를 떨듯이 이야기 나눴어요. 감독님도 저도 최대한 불편한 영화를 자극적이지 않고 리얼하게 보이려고 노력했죠."
'한공주'는 2004년 경남 밀양의 고등학교 44명이 울산의 여중생을 지속적으로 집단 성폭행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그만큼 피해자에 대한 조심스러운 우려도 많았다. "기사를 통해 접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 조심스러웠어요. 혹시라도 이 영화로 인해 피해자들이 더욱 상처를 받으면 어쩌나. 그런 생각으로 더욱 온 마음을 다 해 연기를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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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천우희는 오롯이 '한공주'가 됐다. "실은 저 스물여덟살이에요. 고등학생처럼 보이려고 했어요. 화장도 안하고, 혹시 나이가 들킬까봐 최대한 수수한 머리 스타일과 말투도 학생처럼 했어요. 모르는 사이에 나오는 표정이나, 언어가 어설픈 학생처럼 말이죠." 100% 전력을 다 한 작품이기에 그만큼 애정도 남다르다. "저한테는 이 작품이 터닝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이제 다시 시작하는 배우같아요. 배우 생활을 하면서 앞 길이 안보이고, 막막할 때가 있었거든요. 이 작품을 하면서 사실 여러 생각을 할 계기가 있었어요."
천우희,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4.07/
천우희는 고등학교 때 우연한 기회로 영화 '신부수업'에 출연하면서 연기자로 데뷔했다. 이후 영화 '허브', '마더', '써니',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 '뱀파이어 아이돌' 등 꾸준하게 작품에 얼굴을 비췄다. 벌써 10년 째 연기자 생활을 하고 있지만, 배우로서 갈증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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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공주'하기 전에 처음으로 슬럼프를 겪었어요, '내가 배우로서 자질이 있을까. 배우를 해도 될까'란 생각이죠. 조급하기만 하고, 불안감만 크고요. '써니'를 끝나고 주목을 받아서 내심 기대를 했었죠. 하지만 더 큰 역할은 들어오지 않더라고요. 나이는 25세에서 26세로 넘어가는데, 준비도 안됐다는 생각도 들고요.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 안되는 것을 알면서도 비교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한공주'의 시나리오를 보고, 더 하고 싶었어요. '이거 딱 내가 하면 잘할 수 있겠다'란 배우로서 욕심이 생겼어요. 그래서 '한공주'라는 작품에 더 매달렸고요. 쉽지 않은 이야기잖아요. 배우가 전달자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어떠한 메시지를 들려줄 수 있는지, 그런 도전을 이겨내고 싶었어요."
천우희,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4.07/
덕분에 평가도 좋고, 천우희는 20대 여자 배우가 부족한 영화계에 든든한 배우로 인정받고 있다. "감사한 일이죠. 여운이 깊어서 지금까지도 영화가 가슴에 맴돌아요. '한공주'를 만난 건 제게는 정말 큰 행운이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이런 마음은 변하지 않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