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폭행 논란으로 프로축구 감독이 스스로 옷을 벗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박종환 성남FC 감독(76)이 자진 사퇴했다. 박 감독은 22일 오전 선수 폭행으로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 의사를 구단에 밝혀왔다. 이날 폭행을 당한 선수와 부모는 구단을 방문해 항의를 하려다 박 감독의 자진 사퇴 소식을 듣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박 감독은 16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균관대와의 연습 경기 도중 미드필더 김성준과 신인 김남건의 안면을 때려 구단 조사를 받아왔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17일 '꿀밤설'로 논란을 덮으려했다. 박 감독은 스포츠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폭행이라고? 선수들한테 직접 물어보라. 당시 전반에 너무 경기력이 형편없어 '대학 선수들하고 하는데 더 잘해야하지 않겠느냐'며 폭행이 아니라 꿀밤 한 대씩 줬다. 그것 뿐이다. 선수들의 안면을 주먹으로 수차례 때린 적은 절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태껏 선수들이 기 죽을까봐 싫은 소리도 안했다. 내가 선수들을 얼마나 아끼는데…. 손찌검을 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박 감독의 해명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박 감독은 구단 진상조사를 통해 "두 선수에 대한 신체적 접촉을 인정한다"고 했다. 재발방지 약속도 했다. 구단은 19일 부산 원정 경기에 박 감독을 배제했다.
사건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았다. 박 감독의 선수 회유 논란이 빚어졌다. 성남의 공식 입장 중 두 선수도 박 감독의 사과를 받아들였고, 이번 사건이 확산되는 걸 원치 않는다는 부분이 문제가 됐다. 구단은 겉잡을 수 없이 커진 논란을 수습하기 위해 고심해왔다. 경질과 3개월 출전정지+1000만원 벌금, 두 가지 사안을 가지고 회의를 했다. 더 이상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게되자 결국 박 감독은 스스로 사퇴를 결심했다.
박 감독은 올시즌 시민구단으로 거듭난 성남의 초대 감독으로 지난해 12월 23일 선임됐다. 2006년 대구FC 지휘봉을 내려놓을 뒤 8년 만이었다. 그러나 박 감독은 프로 사령탑 복귀 불과 4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박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게 되면서 성남은 이상윤 수석코치에게 감독대행을 맡겨 올시즌을 운영할 계획이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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