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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75년 경인에너지에 입사한 홍 부회장은 한화에너지, 한화종합에너지, 한화석유화학을 거쳐 2009년 한화케미칼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그간 그룹의 태양광과 바이오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발굴을 전담해왔고, 지난해 4월에는 한화그룹 비상경영위원회에서 제조부문의 수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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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재계에서는 이번 체제 개편을 두고 세대교체를 위한 수순에 본격 돌입한 것으로도 받아들이고 있다. 부친 김종희 창업주의 급작스러운 별세로 경영수업 4년만에 그룹 총수를 맡았던 김승연 회장이 안정적인 경영 승계를 위해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략마케팅 실장에게 일찍이 힘을 실어주려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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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인 액수가 투입된 태양광 사업을 놓고 그룹 내에선 요즘 김 실장의 경영 능력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태양광 부문에서 1040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한화는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간 천당과 지옥을 오갔던 김 실장에게 큰 힘이 실리게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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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김동관 실장이 넘어야할 산은 한두개가 아니다. 어찌보면 이제 막 첫 테이프를 잘 끊은 것에 불과할 수 있다. 최고전략책임자(Chief Strategy Officer, CSO)로서, 김 실장이 이후 조직 비전을 공유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빚어내는 과정에서 부친의 부재를 메우면서 효과적인 전략과 전술을 제시할 수 있을까. 그의 어깨는 여전히 무겁다.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승연 회장의 차남 동원씨가 한화L&C에 입사, 최근 업무를 시작했다. 지난달 처음 입사설이 터져나왔을 때 "한화 L&C의 입사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정확한 시기는 우리도 알 수 없다. (본인이 하던 일을) 정리할 것도 있고"라고 구체적인 시기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던 한화그룹 측은 28일 "최근 입사해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동원씨는 그룹 내 부품 소재 계열사인 한화L&C에 입사한 뒤 그룹 경영기획실에서 파견 근무를 하고 있다. 직급은 평직원이 아닌, '매니저'다. 현재 한화의 직급 체계에서 대리 과장 부장이 사라졌고, 그 대신 '매니저'란 용어를 사용한다.
김동원씨는 현재 집행유예 기간이 만료되지 않은 상태다. 법적으로는 젼혀 문제될 일이 아니지만, 국민 정서상 비난의 불씨는 분명 존재한다.
김씨는 올해 초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법원으로부터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앞서 김씨는 2011년에는 차량 접촉사고 등과 관련해 벌금 700만원을 부과받았다. 세간을 뒤흔들었던 2007년 김승연 회장의 폭행 사건 당시에도 이슈의 중심에 있었다.
따라서 법적인 문제를 떠나 사회 지도층에 보다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적용하는 요즘 국민 정서에서 동원씨의 '조기' 등판은 국민정서에 위배된다는 지적. 더욱이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88만원 세대의 시각에서 동원씨의 '매니저'급 입사는 결코 곱게 보이지 않으리란 목소리가 높다.
이런 논란에도 김씨의 입사를 서둘러 결정한데는 김승연 회장의 거취가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신병 치료 중인 김 회장은 집행유예를 받은 뒤 ㈜한화 등 7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따라서 단기간에 그룹을 재정비하고 친정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장남에 이어 차남의 경영 참여를 서둘렀다는 분석이다. 더불어 경영수업을 앞당기면서 후계 구도를 본격적으로 그려가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이후 김동원씨가 비난여론을 잠재우고 단기간에 자신의 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IT(정보기술) 관련 분야에 관심이 있는 동원씨는 지난 2011년부터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소속 디지털 마케팅팀의 회의에 참석, 외부 조언자의 역할을 해왔다. 이후에도 그룹내 온라인 마케팅 전략 수립에 적극 개입하면서, 큰 그림을 그려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