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경기 후 이도영 수석코치를 끌어안고 울었다.
3년간 받았던 설움이 한순간 날아갔다. 남은 건 오기와 근성 뿐인, 그래서 더욱 값진 데뷔골이었다, 프로 3년차 제주 유나이티드의 공격수 진대성(25)이야기다.
진대성은 26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부산과의 10라운드 홈 경기에서 1-1로 맞선 후반 41분 윤빛가람의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으로 짜릿한 2대1 역전승을 이끌었다. 결승골이자 3년 만에 기록한 프로 데뷔골이었기에 기쁨은 더욱 컸다. 진대성은 "전반전에 경기력이 안좋았다. 후반에 기용될 것이라 생각하고 몸을 열심히 풀었다. 다행히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한 것 같아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진대성은 스스로 굴곡 많은 축구인생을 보냈다고 했다. 대학 입학때부터 꼬였다. 전주대에 특기생으로 입학하는 대신 K3-리그의 전주 EM팀으로 들어갔다. 실망하지 않았다. 경기에 더 많이 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다행히 성적도 나왔다. 3학년때 전주대 축구부로 들어갔다. 처음에는 대회에 등록도 안되는 등 설움도 많았다. 열심히 뛰며 조금씩 기회를 잡기 시작했다. 번외라도 프로에 지명되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당당히 2012년 드래프트 2순위로 제주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좀처럼 출전을 하지 못했다. 당시 제주의 공격진이 화려했다. 남준재가 벤치에 앉을 정도였다. 어쩌다 기회를 주어지면 부상으로 날리기 일쑤였다. 2군에서 고생만했다. 2년차가 되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내셔널리그의 명문팀 울산현대미포조선에서 임대제의가 왔다. 무조건 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텃세가 심했다. 기존 선수들이 K-리그 클래식에서 임대온 선수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초반엔 부진했다. 죽기살기로 뛰며 8골-2도움을 올렸다. 팀은 내셔널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제주로 복귀할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 이번만큼은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며 동계때 최선을 다했다. 골도 많이 넣었다. 하지만 박경훈 감독은 선뜻 그를 출전시키지 않았다. 진대성은 "솔직히 감독님이 미웠다. 학연, 지연 같은게 있을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하지만 노력은 배반을 하지 않았다. 이도영 코치와 조성환 코치가 진대성을 적극 추천하고 나섰다. 박 감독도 저돌적인 진대성의 플레이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조금씩 조금씩 플레잉 타임이 늘어났다. 필요한 것은 골이었다. 하지만 골대만 두번 맞추는 불운이 계속됐다.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나갔던 부산전에서 마침내 골을 성공시켰다. 진대성은 "감독님의 믿음이 조금씩 느껴진다"며 웃었다.
힘든 상황속에서도 축구의 끈을 놓지 않은 이유는 자신감 때문이었다. 언젠가 빛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자신감이 있었다. 다른 플레이어를 보면서도 '왜 저것 밖에 못하지'라고 생각했다. 물론 실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다. 그는 대학교 때 우연히 책을 봤는데 '생생하게 꿈을 꾸면 이뤄진다'는 내용을 본적이 있다고 했다. 그 뒤로 한번도 이미지 트레이닝을 거르지 않았다. 자신이 꿈꿔왔던, 항상 머릿속에 그렸던 프로데뷔골이 3년만에 이루어졌다. 그는 또 한번 꿈을 꾼다. 대표팀에 한번 발탁되는게 목표다. 그는 지금도 자신의 가슴에 태극마크가 있는 상상을 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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