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한 한방, 다이내믹한 퍼포먼스도 좋지만, 내실있는 집중력이 필요하다. 시즌 초반 신바람을 내다가 요즘 주춤하고 있는 넥센 히어로즈를 보면 드는 생각이다.
히어로즈는 시즌 개막에 앞서 9개 구단 중 최강의 공격력을 갖춘 팀으로 평가됐다. 박병호 강정호 김민성 이성열 등 장타력이 있는 타자가 즐비한데, 지난 겨울 윤석민이 가세했다. 또 클러치 능력이 뛰어난 이택근, 유한준에 서건창 문우람 등이 자리하고 있다. 타선의 짜임새가 좋아 외국인 타자가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시즌 초반에 미국 출신 비니 로티노가 8번 타자로 나서기도 했고, 선발에서 제외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예비 FA(자유계약선수) 이성열과 윤석민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히어로즈는 무시무시한 공격력을 자랑한다.
6월 3일 현재 50경기를 치러 팀 타율 2할8푼6리, 268타점, 285득점, 67홈런, 장타율 4할7푼4리. 팀 타율은 평균 수준이지만 팀 홈런이 2위 NC 다이노스(57개)를 압도한다. 한화 이글스(28개)와 LG 트윈스(29개)의 팀 홈런을 합친 것 보다 많다. 장타율도 두산 베어스(4할7푼9리)에 이어 2위다. 누가뭐라고 해도 히어로즈는 홈런의 팀, 공격력의 팀이다.
67개의 홈런으로 뽑은 점수가 101점이다. 승부처에서 터진 홈런이 경기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홈런이 분위기 반전의 촉매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화려한 이 홈런, 공격력에 그늘이 있다. 67개의 홈런 중에서 43개가 1점 홈런이고, 2점 홈런이 17개, 3점 홈런이 4개, 만루홈런이 3개다. 1점 홈런의 비중이 무려 64.2%이다. 3일 현재 한국 프로야구 전체 홈런 415개 중 1점 홈런은 225개였고, 54.2%를 차지했다. 히어로즈의 1점 홈런 비중이 프로야구 평균보다 10%가 높았다.
홈런의 수도 중요하지만 어느 시점에서 어떤 역할을 했느냐가 더 중요하다. 순도를 따져봐야 한다. 홈런의 가치를 평가하려면 세밀한 상황 분석이 필요하지만 조금 단순화해서 봐도 1점 홈런이 지나치게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1점 홈런이 많다는 건 그만큼 득점권에서 홈런이 적었다는 의미다. 이번 시즌 히어로즈는 득점권에서 총 12개의 홈런을 터트렸다. 팀 홈런의 17.9%가 득점권에서 나왔다. 득점권에서 나온 홈런 수나 비중 모두 NC, 두산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NC는 총 홈런 57개 중에서 42%인 24개가 득점권에서 터졌다. 두산도 55홈런 중에서 25.5%인 14개가 득점권에서 나왔다.
득점권 타율도 아쉽다.
3일 기준으로 9개 구단의 평균 득점권 타율은 2할8푼7리. NC와 두산이 나란히 3할1푼로 최상위권에 올라 있다. NC가 161안타-24홈런, 두산이 156안타-14홈런을 기록했다. 삼성 라이온즈가 3할1리(135안타-11홈런), SK 와이번스가 2할9푼7리(142안타-9홈런)로 뒤를 이었다.
히어로즈의 득점권 타율은 2할5푼3리(467타수 118안타). 롯데 자이언츠(2할8푼7리)와 LG 트윈스(2할8푼), 한화 이글스(2할7푼7리), KIA 타이거즈(2할6푼6리)에도 뒤진 9개 구단 최하위다. 시즌 팀 타율 2할8푼7리에도 크게 못 미치는 기록이다.
히어로즈가 지나치게 한방에 의존하는 팀으로 남는다면 4강을 넘어 더 큰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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