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의 시계는 러시아에 맞춰져 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의 첫 발을 떼는 승부다. 러시아를 잡으면 비단길이 펼쳐진다. 비기거나 패하면 험난한 여정을 감수해야 한다.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 신화의 성패가 러시아전에 달렸다. 홍명보호는 마이애미 전지훈련 기간 동안 러시아 격파에 올인했다. 팀 조직력과 공수 패턴, 세트플레이 모두 '타도 러시아'가 밑바탕이었다. 탄탄한 러시아의 중원과 빠른 역습에 대비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홍명보호가 10일 오전 8시(한국시각) 미국 마이애미의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가상의 러시아' 가나와 맞붙는다. 가나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7위(러시아 18위)다. 하지만 속은 알차다. 러시아보다 오히려 나아 보인다. 아사모아 기안(일아인) 마이클 에시엔(첼시) 설리 문타리(AC밀란) 케빈-프린스 보아텡(샬케) 등 이름만 대도 알만한 선수들이 즐비하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는 아프리카 팀 중 유일하게 8강 무대를 밟았다. 이번 브라질월드컵 본선에선 독일, 포르투갈, 미국과 함께 죽음의 조인 G조에 포함됐다. 하지만 16강 진출이 가능하다는 예측이 나올 정도로 강한 상대다. 러시아 못지 않은 힘과 스피드에 개인기까지 갖췄다.
홍명보 월드컵대표팀이 꼽은 가나전의 포인트는 '역습 대비'다. 중원 압박을 통해 역습으로 치고 나아가는 러시아의 공격 패턴을 막기 위해서는 안정된 수비가 필수다. 러시아보다 뛰어난 역습 능력을 갖춘 가나를 봉쇄하면 러시아전 승리 해법도 보인다. 홍 감독은 9일(한국시각) 마이애미의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가진 가나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가나전은 본선을 가상해 치르는 경기다. 공격 상황에서 상대에 역습 찬스를 주지 않는 경기 운영이 필요하다. 상대의 역습을 얼마나 잘 차단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 부분을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마지막 평가전이었던 튀니지전에선 아쉬움이 남았다. 중원 지배력은 뛰어났으나 수비 안정성과 공수 밸런스가 부족했다. 공격의 파괴력도 기대에 미치진 못했다. 가나전은 다른 색깔이다. 전술과 컨디션 완성도 모두 당시에 비해 높다. 마이애미 전지훈련 기간 다진 원팀(One Team)의 결실을 기대해 볼 만하다. 하지만 섣불리 모든 카드를 던지면 상대에게 전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꼴이 된다. 홍명보호의 마지막 상대인 벨기에는 가나전에 코칭스태프를 파견해 홍명보호의 전력 분석에 나선다. 감출 것은 감추되 실험은 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놓여 있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전력을) 모두 감출 수 있는 시기는 아니다. 과연 우리가 (가나전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선수들이 숙지하고 경기에 나선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베스트11에 대한 예측은 경계했다. 주전, 비주전의 경계는 여전히 모호하다. 홍 감독은 "아직 우리 팀의 베스트11은 정해지지 않았다. 어느 정도 윤곽은 정해졌지만 시간이 남아 있다"며 "마지막 테스트인 만큼 그간 컨디션 문제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선수들의 본선 가능성을 시험해야 하는 것도 맞다. 그러나 앞으로 남은 기간까지 고려해 선수 선발을 할 것이다. 다음 경기에 어느 정도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가나전은 어디까지나 러시아전 승리로 가는 과정이다. "많은 분들이 이 경기(가나전)를 통해 우리 팀의 (본선) 성패를 판단, 단정 지을 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본선이다. 평가전은 평가전일 뿐이다." 가나전에서 홍명보호가 얻어야 할 것은 필승해법이다.
마이애미(미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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