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2패 탈락을 경험한 스페인의 눈은 온통 이케르 카시야스(33)에 쏠려있었다.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이 이끄는 스페인 축구대표팀이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단 2경기만에 탈락이 확정됐다. 초상집 분위기인 스페인 언론들은 이날 1면에 일제히 좌절하는 카시야스의 모습을 실었다.
'수호신'. 근 10년간 카시야스라는 이름은 스페인 축구대표팀에게 있어 절대적이었다. 무적함대의 최후에는 항상 태산같은 존재감을 뿜는 카시야스가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카시야스는 이번 대회 첫 경기였던 네덜란드 전에서 무려 5골을 내준 데 이어 칠레에게도 2골을 허용, 2경기 7실점이라는 참담한 기록을 남겼다. 2010 남아공월드컵 무실점 우승, 월드컵 본선 433분 무실점, 통산 7차례 클린 시트, A매치 최다 경기 무실점(87경기) 등 빛나는 기록들은 모두 흘러간 옛이야기가 됐다.
지난 시즌 카시야스는 디에고 로페즈(33)와 팀내 주전 골키퍼를 양분하는 등 예전 같지 않은 위상을 보였다. 카시야스는 이번 월드컵으로 명예회복을 노렸지만, 수비진 지휘-공중볼 처리 시 안정감-수퍼 세이브 등 모든 면에서 생애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네덜란드 전 로빈 판 페르시(31)의 다이빙 헤딩골 이후 카시야스는 눈에 띄게 침착성을 잃었고, 이는 무적함대의 전격적인 침몰로 이어졌다.
브라질 월드컵은 카시야스로선 사실상의 국가대표 은퇴 무대이기도 했다. 올해 33세인 카시야스가 다비드 데 헤아(24) 등 신예들을 밀어내고 다음 월드컵에도 주전을 맡을 확률은 낮았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은 그야말로 '카시야스 시대'의 끝을 알리는 신호가 됐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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