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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한 박주영 믿음-조커 선발 카드, 위험한 도박의 경계에 선 홍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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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브라질월드컵 조별예선 대한민국과 알제리의 경기가 23일 (한국시간) 포르투 알레그레의 에스타디오 베이라리오 경기장에서 열렸다. 한국의 박주영이 알제리 메스바와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포르투 알레그레(브라질)=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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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29·아스널), 그는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45)의 반전 카드였다. 위기 때마다 '한 방'을 터뜨려줬다. 4년 전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을 이끈 프리킥 골과 2년 전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달성한 결승골은 그의 작품이었다. 특히 박주영은 리더십에서 가치를 인정 받았다. 젊은 태극전사들의 '정신적 지주'였다. 홍 감독이 강조하는 '원팀'을 완성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홍 감독이 2년 전 제자가 병역 회피 논란에 휩싸였을 때 병풍을 자처했던 이유였고,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소속팀 출전 선수 선발'의 원칙을 깬 이유이기도 했다. 홍명보호의 마지막 퍼즐은 언제나 박주영이었다.

하지만 박주영의 현주소는 홍 감독의 기대와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경기력 부진이 도마 위에 올랐다. 박주영은 튀니지, 가나와의 평가전부터 이상 징후를 보였다. 몸이 무거워 보였다. 섀도 스트라이커 구차철(마인츠)과의 원활한 연계 플레이도 낙제 수준이었다. 그래도 팬들의 마음에는 '준비기간도 있고, 정작 월드컵에선 잘해주겠지'란 생각이 컸다. 그러나 전혀 기대에 못미쳤다. 박주영은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H조 1차전에 선발 출전, 56분간 뛰면서 단 한 차례도 슈팅을 날리지 못했다. 당시 홍 감독은 "박주영이 전반에 수비적으로 잘해줬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바라던 부활은 없었다. 23일 알제리와의 2차전에도 선발 출전해 57분을 소화했지만, 한 차례 슈팅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몇 가지 부분에선 홍 감독이 원하는 원톱의 모습을 보였다. 타깃형 스트라이커로서 제공권 장악은 괜찮은 편이었다. 후반 포어체킹(전방 압박)도 살아났다. 그러나 박주영에게 바란 것은 골이다. 골이 아니더라도 위협적인 움직임과 슈팅을 원했다. 주특기인 '킬러 본능'을 발휘해주길 기대했던 것이다. 팬들도, 본인도 실망이 컸다. 슈팅 빈도에서 드러났듯이 박주영에게서 국내 최고 골잡이의 향기는 맡을 수 없었다. '수비형 스트라이커'라는 비난만 돌아왔다.

2014브라질월드컵 조별예선 대한민국과 알제리의 경기가 23일 (한국시간) 포르투 알레그레의 에스타디오 베이라리오 경기장에서 열렸다. 한국의 김신욱이 알제리 메스바와 치열한 볼경합을 벌이고 있다.포르투 알레그레(브라질)=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6.23/
공교롭게도 박주영 대신 나선 조커들의 활약이 좋았다. 러시아전에선 박주영 대신 교체투입된 이근호(상주)가 천금같은 골을 터뜨렸다. 알제리전에선 '장신 공격수' 김신욱(울산·1m97)이 투입돼 고군분투했다. 롱패스를 전방에 떨어뜨려 주는 김신욱의 헤딩은 번번이 알제리 문전을 위협했다. 특히 후반 27분에는 헤딩 패스로 두 번째 골의 발판을 놓았다.

두 차례 경기를 통해 박주영의 존재감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마지막 조별 경기인 벨기에전에선 최전방 공격수 활용에 대한 해법이 필요하다. 묘수로는 박주영을 후반 교체투입 자원으로 돌리고, 조커들을 선발로 활용하는 방안이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주저하게 된다. 홍 감독이 이근호를 원톱으로 선발 출전시키기에는 전술적으로 맞지 않다. 전방 압박과 움직임은 박주영보다 나을 수 있겠지만, 이럴 경우 타깃형 스트라이커 역할을 할 선수가 없어진다. 상대 수비수들을 괴롭혀주고 미드필드로 끌고나와 뒷 공간을 열어주는 능력은 이근호보다는 박주영이 낫다. 'K-리그 MVP' 김신욱을 선발 요원으로 이용하자니 너무 공격패턴이 단순해진다. 소위 '뻥축구'의 오류를 수정하기 위해 김신욱의 머리를 겨냥하는 플레이를 자제시켰다. 그러나 습관은 무섭다. 김신욱이 최전방에 버티고 있으면, 패스는 잔디가 아닌 공중에 떠버린다. 뿐만 아니라 김신욱은 큰 키에 비해 스피드가 떨어져 구자철 이청용 손흥민의 킬패스를 쇄도하며 받아내는 능력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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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한 박주영에 대한 지속적인 믿음, 또는 조커 선발 활용이 방법이다. 홍 감독은 위험한 도박의 경계에 서 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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