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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26분, 홍명보호가 사라졌다. 망연자실 했다. 슬리마니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마크맨이었던 김영권(24·광저우 헝다)과 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는 그라운드에 주저 앉았다. 형들이 급히 수습에 나섰다. 박주영(29·아스널) 이청용(26·볼턴) 기성용(25·스완지시티)이 선수들을 한데 불러 모아 파이팅을 외쳤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전반 28분, 전반 36분 잇달아 실점했다. 그라운드를 바라보던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은 돌처럼 굳었다. 후반전 손흥민(22·레버쿠젠) 구자철(25·마인츠)의 득점포가 터졌지만, 그게 끝이었다. 2대4의 완패, '포르투알레그레 참사'였다. 경기 종료 휘슬이 야속했다. 손흥민은 어린아이처럼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다. 그라운드를 빠져 나오는 캡틴 구자철의 눈가에도 이슬이 맺혔다. 홍명보호 누구도 서로를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다. 포르투알레그레에서 이구아수로 복귀하는 월드컵대표팀 전세기에서 모두가 가슴으로 울었다. 한국 축구의 눈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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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전 뒤 "팬들에 민망하다"고 울먹였던 막내 손흥민이 총대를 맸다. "이제 따로 설명이 필요없다. 선수들이 어떤 각오로 경기에 임해야 할 지 잘 알고 있다. 벨기에전은 이기는 게 목표다. 조금이나마 남은 16강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 구자철도 눈물을 씻었다. "아직 (본선)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희망이 없다면 동기부여가 떨어지겠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다. 알제리전 후반전 같이 벨기에전을 치른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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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패의 눈물은 필승의 각오로 바뀌었다. 홍명보호를 감쌌던 무거운 공기도 서서히 옅어졌다. 웃음꽃이 다시 피었다. "알제리전 패배는 내 미스"라고 고백했던 홍 감독은 스스로를 내려놓았다. 미국 마이애미 전지훈련 이후 한동안 거리를 뒀던 선수들 속에 들어갔다. 볼뺏기와 미니게임으로 '분위기메이커'를 자청했다. 선수들의 멘토 역할을 했던 맏형 곽태휘(33·알힐랄)는 군기반장으로 변신했다. "결과로 보여주자고 했다. 선배의 말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정신을 바꿔야 한다." 홍명보호는 그렇게 눈물을 삼키고 희망을 노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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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아수(브라질)=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